앤디 워홀과 그의 팝아트는 그 이전까지의 예술의 소재가 되었던 대상과 예술의 형식에 대해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하였다. 앤디 워홀이 팝아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에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추상화가 일반적 주류였다. 그러나 앤디 워홀에 의해 전혀 새로운 매체, 즉 일상의 소재들을 사용한 팝아트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따라서 앤디 워홀의 팝아트가 갖는 성격과 효과를 매체적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나아가 그러한 팝아트의 매체가 되는 일상적인 소재들의 성격을 고찰하여 팝아트의 본질과 예술의 소재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앤디 워홀의 팝아트는 그것이 대중의 일상적인 소재들을 그 매체로 하기에 ‘팝’이라는 명칭을 얻게 된 것이다. 앤디 워홀은 전형적인 회화․디자인 수업을 받았지만 그가 대도시에서 얻은 영감을 통해 팝아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된다. 그는 캠벨 수프 캔, 코카 콜라, 브릴로 박스 등 일상적인 물건들을 그 작품의 소재로 함으로써 대량 생산되는 메트로 문화의 단점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그는 캠벨 수프 캔을 똑같이 여러 장 그림으로써 소비문화의 허상을 표현한다. 또한 메트로 문화를 이끌어 가는 스타(배우, 가수 등)들도 그 소재로 하여 스타의 허상에 잡힌 미국인의 의식을 일깨우려 한다. 여러 장의 마릴린 먼로 그림을 각각 색을 달리하여 그린 작품과 ‘더블 엘비스’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리고 앤디 워홀은 이러한 메트로 문화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현실과 사건을 다룬 작품도 선보인다. 인종폭동, 전기의자, 자살, 파란 재키 아홉 등이 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