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륵주륵 쏴아아 우르르쾅쾅
여지저기 비들이 새차게 내려
느낌이 나쁘고 눅눅하지만
기분좋은 마음으로 이쁜 옷
이쁜 머리스타일 이쁜 표정까지
연습하고 그 사람을 만나러 가는 길
그 사람이 멀리서 보이기 시작하고
내가 웃으며 그사람을 마주보면
그 사람은 굳은 얼굴로 헤어지자고 합니다.
그 사람이 떠나고 저는 하염없이그자리에 있다가
우산을 쓰지 않고 왔던 길을 되돌아갑니다.
그렇게 하염없이 비를 맞으며....
내가 울고있는 것을 들키지 않기위해서....
계곡
햇볕에 반짠반짝 빛나는
아름답고 눈부신 계곡에는
반짝거리는 은빛 물고기 한싸이
여유롭게 헤염치면 한가히
데이트를 하고
꼬꼬마 아이들은
물이 무서운지
잔쯕 얻어있고
아저씨들은
낚시대 하나씩 들고
물고기 사냥을 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아들 딸
모두 함께 웃고 떠들며
캠핑을 하고
동네 아이들은 모여서
물로 배를 채우고
팔이 아파도
너도저도 물놀이 삼매경
이곳 계곡에는
여기저기서 하하호호
행복가득한 웃음소리가 들려진다.
꽃 한송이
절벽에 꽃 한송이 위태롭게
바람에 하늘하늘 흔들린다.
자신의 상황을 모르는 듯 하늘하늘
자신의 상황을 알고 싶지 않은 듯 하늘하늘
자신의 상황을 애써 모르는 척 하늘하늘
위태로움 따위 상관없다는 듯 하늘하늘
아무도 바라봐주지 않지만
자기는 즐거운지 하늘하늘
꽃의 춤사위가 재미있는지
바람은 하늘하늘 장단을 맞춰준다.
비
창문을 투둑투둑 누군가 건드린다.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먹구름이 우르르 몰려오고
곧 눈을 꼭 감고 있는 듯이 하늘이 검어진다.
검은 하늘 아래로 환하게 비춰진 불빛아래
남녀가 인상을 쓰며 대화를 하고 있다.
일분 이분 십분이 갈수록
비는 쏴아아 쏴아아
주위의 소리를 아무도 못듣게 하듯이
비 소리만 세게 들려온다.
남자가 자리를 벅차고 일어난다
비소리에 자신의 소리를 맡기듯
여자는 하염없이 울기만 한다.
비눗방울
꼬마 아기가 후~후~하고
비눗방울을 분다.
뽁하고 비눗방울이 나왔다가
하늘높이 올라가서 사라진다.
아기가 후~하고 또 불었는데
비눗방울이 아기 가 좋은지
아기의 콧등에 뽁하고 터 졌다.
아이는 비눗방울이 터진걸 보고
까르르르 웃는다.
참깨
할머니와 같이 자른 깨
허리를 숙여 쓱 낮으로 자른다.
계속 허리를 숙여 자른 깨
하지만 수루루 떨어진다.
매를 맞는다. 참깨는
어서 나오라고 많이 나오라고
하나도 빠짐없이 나오라고
참깨는 우리 할머니의 회초리에
매를 맞는다.
그 안에서는 뽕뽕 하고
뛰어 나온다.
깨들이 아주 많이도 나온다.
안 맞으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