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득춘이라는 선비에게는 시백이라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금강산에 사는 박 처사란 사람이 이득춘을 찾아와 자신의 딸을 시백과 혼인시키자고 말했습니다. 이득춘은 박 처사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보고 그의 청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혼인을 시키고 보니, 박처사의 딸은 외모가 나무도 흉측해서 박씨부인은 남편과 시어머니의 냉대를 받다가 결국 뒤뜰에 피화당이라는 별당을 지어 거처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박씨 부인은 비록 얼굴은 몹났지만 비루먹은 말이 천리마라는 사실을 예견하고, 신기한 벼루로 남편 이시백을 장원급제시키는 등 여러 가지 재주로 집안을 꾸려나갔습니다. 3년이 지난 어느 날, 박 처사의 업으로 흉한 몰골을 하고 있었던 박씨 부인은 드디어 허물을 벗고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그런데 조선에 뛰어난 인물이 있다는 사실을 예감한 처안라에서는 기홍대라는 자객을 보내어 박씨 부인을 해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용골대 형제를 앞세워 조선으로 쳐들어옵니다. 하지만 이들도 결국 박씨 부인의 도수러에 목숨을 잃거나 항복하고 청나라로 되돌아갔습니다. 박씨 부인의 활약을 전해들은 인조는 박씨 부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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