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컷: 실례합니다 고양이 선생님 둘째 컷: 우리 헌혈 캠페인에 동참해 주시겠습니까?
셋째 컷: 적은 양이라도 기부해 주시면 대단히 감사할 따름입니다.
넷째 컷: 너 벼룩이지? 그렇지?/ 음…그게…어…네, 그런 것 같네요.
다섯째 컷: 쿵
여섯째 컷: 조그만 간호사 모자따위에 속을 내가 아니지/ 의무병!
92. Blood Drive
간호사 복장을 한 벼룩 한 마리가 가필드에게 피를 구걸합니다. 목숨 걸고 피 빨러 다니기 힘드니까 이제 별 짓을 다 하는군요. Contribute는 "기여하다'', ``기부하다''의 의미인데요 그럼 ``blood drive''는 뭘까요?
터미널이나 역 주변처럼 늘 사람들로 붐비는 곳에 가면 저처럼 체격이 건장(`훤칠'이라고 하고 싶지만)한 사람을 찾느라 늘 혈안이 되어있는 분들이 계십니다. 바로 (속칭) 헌혈 아주머니 들이죠. 어찌나 힘들이 좋으시던지……
아무튼 그 분들처럼 일정한 장소에 본부 (?)를 두고 헌혈운동을 벌이는 것을 Blood drive라고 한답니다. 그러니까 벼룩녀석이 간호사 모자를 쓰고 가필드에게 헌혈에 동참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는 것이지요. 정말 벼룩의 간을 빼 먹을 녀석이로군요.
영어 공부의 연륜이 짧은 분이라면 세 번째 컷의 문장 형태는 한번 눈 여겨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참석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간단한 문장을 영작하려 할 때 ``If you participate~ we will appreciate~'' 식으로 우리말에 충실한 영작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영작입니다만 ``Your participation would (will 보다 정중한 의미로) be appreciated.'' 라고 명사를 주어로 하여 표현하는 것이 더 간단하고 구어체적인 표현입니다. 위의 벼룩의 말도 마찬가지에요. 이렇게 특정 형태의 문장을 하나 접하게 되면 일단 암기하고 여러 다른 내용의 문장을 같은 형태로 만들어 보는 연습을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종류의 칼럼을 읽었다고 해서 문장이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 건 아니니까요.
다시 피 얘기로 돌아가서 (여름도 다 갔는데 웬 납량? --;;) `헌혈'은 `blood donation'이라고 표현하시면 됩니다. 환자에게 피를 수혈하는 것은 `blood transfusion'이라고 하고요.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영국 영어에서 걸핏하면 `bloody' (I want my bloody money back now!)라는 말을 쓰는 것을 듣게 되는데요 이건 `피 같은 돈'이 아니라 미국 영어의 `damn'처럼 `빌어먹을' 정도의 의미로 쓰이는 말입니다.
Teeny는 tiny (아주 작은)의 뜻의 구어체 표현이지요. Medic은 군대의 위생병을 뜻하지만 보통의 의사를 지칭해 쓰기도 합니다. 쉽게 쉽게 가려고 잔 머리 굴리다 기어이 피를 보고만 벼룩입니다. 세상 사 쉬운 게 어디 있나요? 영어공부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 노력은 언젠가 보답 받게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