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신문-옥천닷컴]
‘멋진 소설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 황민호 기자 승인 2019.04.07 06:15 국궁, 낚시 등 다양한 취미의 보유자, 충북산업과학고 강예지 학생 여유 가지며 진로 선택 위해 산과고 진학, 컴퓨터활용자격증 취득 매진 강예지 학생은 매주 토요일 옥천청소년기자단 활동에 참여하여 사회를 보는 눈과 글을 쓰는 능력을 기르고 있다. 사진은 6일 지역문화공간 카페 둠벙에서 찍었다. 새벽 4시50분에 기상하여 아버지와 함께 군서면 월전리에 있는 관성정을 찾는다. 팽팽하게 활의 현을 잡아당기며 아직 차가운 새벽공기를 시원하게 갈라낸다. 팔뚝의 시퍼런 멍은 고된 연습의 ‘훈장’이다. 아버지도 관성정의 최연소 회원, 본인은 유일한 학생이다.
강예지(충북산과고 1, 옥천읍 양수리) 학생이 국궁을 시작하게 된 것은 1년 전, 어깨가 구부정한 딸의 어깨를 교정시키기 위해서 아버지가 찾아준 운동이다. 한 달 먼저 아버지가 다녀보고 그 다음에 권해 같이 다니게 됐다. 처음에는 말도 못하게 힘들었다. 도저히 활의 현을 잡아당길 힘이 없었으며 당기는 족족 팔뚝에 맞으면서 엉엉 울기도 했다. 그리고 아버지 일하는 시간대가 맞지 않다보니 버스를 타고 혼자 활을 쏘러 다니기도 했다. 새벽에 아버지와 시간을 맞춘 것은 불과 몇주 전, 기상 시간이 당겨져서 피곤하긴 하지만, 이젠 어느정도 익숙하다. 아직 145미터의 국궁 과녁 근처에도 못 가지만, 그래도 활의 현에서 창공을 가르며 나르는 화살을 쏘는 청량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구부정한 어깨도 펴졌다. 열심히 갈고 닦은 운동의 힘이다. 또한 함께 운동을 해 준 아버지의 덕이기도 하다. 그는 아버지와 취미를 많이 공유한다. 국궁 뿐 만 아니라 자전거도 같이 탔고 3주에 한번 바다낚시도 같이 다닌다. 서천, 대천 등 서해안으로 쭈꾸미 낚시는 일품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던지는 족족 건져지는 쭈꾸미는 아버지를 능가한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지렁이 미끼를 끼는 것과 바늘에 걸린 물고기 빼는 것을 어려워 해 예지학생이 그 일을 도맡아 하기도 한단다.
다양한 일 경험한 것 글로 풀어내는 작가 되고파
범상치 않은 취미를 가진 예지 학생의 꿈은 작가다. 일본의 오래된 작가인 다사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아가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등은 소름돋도록 탁월한 작품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추천한다. “사람 내면의 복잡한 심리를 정말 잘 표현하고 있어요. 단짝 친구인 서영이가 추천해 준 책인데 그런 글을 써보고 싶은 작가가 되보고 싶은 것이 제 꿈이에요.” 작가가 꿈이긴 하지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먼저 취업을 해서 일찌감치 세상경험을 해보고 싶다. 청춘에 부닥치는 사회생활이 글을 쓰는데 훌륭한 자양분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는 조금 더 자유로워지기 위해 충북산업과학고를 선택했다. 야간자율학습에서 해방되고 천천히 시간을 가지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요즘엔 여의치 않다. 아버지가 컴퓨터 활용자격증을 빠른 시일 내에 따보라고 해서 요즘 솔직히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는 중이라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잘 못 부르지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노래를 부르면 해소가 된다. 바로 밑의 동생인 죽향초 1, 2학년인 수예와 유미하고도 함께 놀아주면 걱정을 잊기도 한다. 수예와 유미는 어린 나이에 정구를 시작했다. 예지 학생도 중학생 때 정구 선수 생활을 했던 지라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다.
‘무조건 가나다순으로 번호 정하는 것, 바뀌어야’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학교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다만, 단점이라면 제가 강씨라서 늘 초중고등학교에서 1번을 독차지했어요. 1번은 번호순으로 먹을 때 밥 일찍 먹는데만 좋지, 사실 무지하게 힘들어요. 수행평가도 제일 먼저 해야 하거든요. 성씨 순으로 번호를 매기는 것도 이젠 바꿔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야기를 듣고 보니 무감각하게 성씨 순으로 번호를 매기는 관행도 엄연한 차별인 듯 싶다. “글 쓰는 연습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무작정 책상머리에서 글쓰는 연습을 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 여러 가지 일을 해보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그는 오래전부터 양수리에서 신성공업사를 운영하는 강구봉 할아버지와 교육청 행정직으로 일하는 강춘모 아버지와 같이 살면서 벌써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