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4강’으로 심신 재충전 경향신문 2010-07-01
ㆍ뙤약볕 내리쬐는 도심속에서 무기력한 나날…
무더위가 이어지는 계절이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날 정도여서 기력이 없고 정신이 흐트러지기 쉽다. 이럴 때일수록 무더위 스트레스를 잘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 음식을 골고루 먹고 몸의 기력을 보충해주는 ‘운기보양’을 할 필요가 있다.
생활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활기찬 여름을 보내기 위한 ‘건강 4강(康) 전략’을 알아본다.
■ 뜨거운 음식(보양식)
무더운 여름철엔 입맛도 없고 체력도 떨어져 몸이 허(虛)해지기 쉽다. 인체는 외부의 더운 기운에 스스로를 방어하기 때문에 소화기와 장기의 기운이 차가워진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한방1내과 이장훈 교수는 “여름철 몸의 기운이 차가워지는 것은 열사의 땅에 자라는 알로에나 선인장의 약성이 차가운 것과 같은 이치”라며 “냉면을 먹을 때 따뜻한 약성을 가진 겨자를 듬뿍 넣어서 냉면 고유의 찬 기운을 줄여주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여름철 음식은 속을 덥혀주는 뜨끈한 것이 찬 것보다 몸을 보(補)하는 데 좋다.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먹을 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은 인삼을 줄이고, 땀이 많은 사람은 황기를 듬뿍 넣는 것이 좋다.
삼계탕에 옻국물을 넣으면 특별한 삼계탕인 옻닭이 된다. 옻은 닭과 만나 속을 따뜻하게 보호해 몸의 냉기를 없애준다. 옻국물은 옻의 독성을 제거하고, 안전성이 입증된 참옻 제품을 구입하면 된다.
무더위에 갈증이 심한 경우 보통 찬물이나 음료수를 빨리 마시려고 하지만 이는 당분과 찬 기운이 갈증을 더 심화시키므로 좋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물을 조금씩 머금으며 마셔야 한다.
이 교수는 “더운 음식으로도 원기가 보충되지 않는다면 내부 장기가 조화를 잃었다는 뜻이므로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생활 한방차
인삼과 맥문동, 오미자를 1 대 2 대 1의 비율로 혼합해 달인 ‘생맥산’을 복용하면 무더위에 지친 심신을 추스르고 기분을 느긋하게 하는데 좋다고 한의사들은 권한다. 같은 비율대로 가루를 내어 미숫가루처럼 타 먹어도 된다.
생맥산은 진액을 생성해서 갈증을 막아주고 원기를 보충해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해준다. 기력을 채워주는 인삼, 심장에 활력을 더하는 맥문동, 몸의 수분배출을 억제하는 오미자의 효과가 궁합을 이룬다고 한다.
산수유차는 열을 내려준다. 몸이 허해 땀을 많이 흘리거나 신경쇠약 증세가 있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신맛이 있어 입맛을 돋우기도 한다.
산수유에 물을 부어 펄펄 끓인 뒤 약한 불에서 1시간 정도 더 달인다. 열대야에 잠을 못 이루거나 땀이 많아 땀띠가 날 정도로 더위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몸의 진액을 보충하는데 효과가 있는 맥문동차를 끓여 마신다. 맥문동에 물을 붓고 30분 정도 달이면 된다.
냉방이 된 곳에서 오래 지내거나 찬 음식을 자주 먹는 사람들은 대추생강차가 잘 맞는다. 생강은 몸을 따뜻하게 하는 효과가 있으며, 대추는 면역력을 길러 줘 여름을 건강하게 나도록 해준다. 대추를 잘게 썰고 생강을 적당히 잘라 물을 부어 펄펄 끓인 뒤 불을 낮춰 30분 정도 더 달인다.
■ 따뜻한 목욕
무덥고 축축하고 끈적끈적할 때 목욕은 보약보다 좋다는 말이 있다. 더위를 피하는 방법 중 하나가 목욕, 즉 척서(滌暑)다. 따뜻한 목욕(온욕)을 통해 땀을 흘리면 각종 노폐물이 배출돼 상쾌해진다. 덥다고 찬물로 목욕을 하면 금세 더워지지만 온욕을 하고 나면 오히려 시원해지면서 더위를 물리칠 수 있는 기력까지 생긴다.
특히 온천욕은 질병을 막아주는 건강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한의학에서는 전한다. 온천은 피부건강에 좋은 유황성분은 물론 음이온이 많아 빠른 피로회복과 긴장완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
보건당한의원 이승환 원장은 “온천욕은 만성질환의 예방과 치료, 중추신경장애나 외상에 의한 운동장애 치료에 유용하다”고 밝혔다. 온천에 함유돼 있는 유황과 라듐, 각종 광물질, 그리고 음이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고혈압, 심장병, 빈혈, 동맥경화, 변비, 만성피부염, 관절염, 신경통, 난치성 아토피 등에 효과가 있다.
온천욕은 ‘천연온천입욕제’를 활용하면 가정에서도 손쉽게 온천 효과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일본에서는 온천입욕제로 집에서 천연 온천욕을 즐기는 것이 트렌드로 돼 있다.
■ 곰팡이 대책
축축한 여름철, 건강을 좀먹는 대표주자가 곰팡이다. 식중독을 일으키기도 하고 피부에 무좀이나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곰팡이로 인해 생성된 독소는 가열하더라도 독소가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곰팡이가 생긴 식품은 사지도 먹지도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곰팡이는 기온이 25도 이상, 습도가 60%가 넘는 장마철에 잘 번식한다. 습기가 많은 주방에서 곰팡이 번식을 막으려면 보일러를 가동하거나 에어컨을 이용해 실내 습기를 제거하는 것이 기본이다.
곰팡이가 가장 흔하게 일으키는 질환이 백선균에 의한 발무좀이다. 발에는 축축하게 땀이 잘 차기 때문이다. 무좀 예방은 청결이 핵심이다. 발을 깨끗이 씻고 보송보송하게 잘 말려주어야 한다. 축축한 사타구니도 ‘완선’이라는 곰팡이 질환의 사각지대다. 겨드랑이·등·목에 얼룩덜룩 반점을 남기는 ‘어루러기’도 여름철 곰팡이 질환의 단골메뉴다.
무좀 증세가 가볍다면 항균 비누와 물을 사용해 깨끗이 씻은 다음 구석구석 물기를 없앤 후 항진균제 연고를 3∼4주 정도 꾸준히 발라주면 완치할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 강진수 원장은 “완벽히 뿌리 뽑히지 않은 무좀균은 다시 재발하게 마련이므로 꾸준히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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