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식중독 걱정 뚝! 경향신문 2010-07-01
수시로 흐르는 물에 20초 이상 손씻기 음식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하기 고온으로 소독한 깨끗한 수저를 사용하기 음식물이 상했다 싶으면 바로 버리기 유통기한 및 보존방법 꼼꼼히 살피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월드컵 경기장을 안내하는 자원봉사자 90명이 지난 주말 집단으로 식중독에 걸렸다. 국내에서도 경기도 지역 학교에서 이번달에만 4차례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다. 이처럼 식중독은 여름철 단골질환이지만 최근에는 3~5월이나 9월 이후에도 많이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박대원 교수는 “장마철이 시작되면 상한 음식을 먹는 바람에 걸리는 세균성 식중독이 크게 늘어난다”면서 “요즘 같은 날씨에는 아침에 만든 김밥이 저녁 때면 상할 정도이므로 음식에 특별히 조심해야 하며, 설사와 함께 배가 몹시 아프면 식중독을 의심하고 가급적 악화되기 전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 세균은 포도상구균이다. 포도상구균은 장독소를 분비한다. 이 독소를 섭취하면 설사·복통뿐 아니라 심한 구토, 두통, 어지럼증 등 전신 증상이 생긴다. 또 대장균도 설사와 복통 등 식중독 증세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식중독 증상이 보일 경우에는 우선 음식을 잘못 먹은 것이 없나 되새겨봐야 한다. 같이 식사를 한 사람들이 있다면 연락을 해서 비슷한 증상이 있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몸에 발진이 생기고 심한 설사, 구토나 어지럼증을 동반한다면 서둘러 병원 외래나 응급실에 가서 탈수 방지를 위한 수액제를 맞고 항생제 치료 등을 받아야 한다. 가검물 검사 등을 통해 원인균을 찾아 처방을 받으려면 서너시간은 걸린다.
식중독에 걸리면 우선 끓인 물이나 보리차에 소량의 설탕과 소금을 타서 마시는 것이 증세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설사나 복통이 줄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담백한 음식을 섭취한다.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제 등을 함부로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전문가들은 식중독을 유발하는 데 잘못된 상식도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인 게 식중독 균은 음식을 끓여먹으면 100% 안전하다는 생각이다.
삼성서울병원 강철인 감염내과 교수는 “식중독 독소는 다시 음식을 데우거나 끓이더라도 없어지지 않는다. 오래된 음식을 끓여 먹었는데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음식물을 얼리면 세균이 사라진다는 것도 잘못된 인식이다. 식품을 얼린다고 해서 세균이 모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세균은 대개 -10도에서 번식이 억제되고 -15도에서는 활동이 정지된다. 따라서 냉동고는 그 이하로 가동하는 게 좋다.
식중독균은 단순히 위나 장 등 소화기관에만 영향을 미치는 데 그치지 않고 뇌 기능장애, 뇌막염 등 치명적인 질병을 불러올 수도 있다. 노인이나 어린이, 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더 위험하다.
박대원 교수는 “냉동과 해동을 되풀이 하는 것은 식중독에 걸리는 지름길이며 특히 냉동식품을 녹일 때 포장을 제거하고 조리대에 그냥 올려놓는 것은 식중독균을 배양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실온에서 해동하면 식중독균이 크게 증가할 수 있으므로 해동은 냉장실이나 전자레인지를 이용하거나 밀폐된 용기에 넣어 흐르는 물로 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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