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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스포츠 기사 1월1일자
작성자 박정석 등록일 05.01.03 조회수 465
일간스포츠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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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년! 힘찬 출발] 충주 성심학교 청각장애우 야구부
들리진 않지만 더 잘볼수있죠! 그래서 희망도 더 잘 보인답니다
장애 동정 받는 팀 아닌 실력 인정받는 팀으로 "1승 위해 오늘도 뛴다"


새해를 코앞에 둔 2004년 12월 말,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닥치는 충주 탄금대 야구장에는 청색 유니폼을 입은 15명의 고교생들이 씩씩하게 달리고 있었다. 한국 유일의 청각 장애우로 구성된 성심학교 야구부원들이었다. 1승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이들의 감동적인 사연은 공익광고로도 소개됐다. 뜨거운 열정으로 장애를 극복한 성심학교 야구팀은 이제 전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팀이 됐다. 2005년을 앞두고 '희망'을 향해 달리는 씩씩한 그들을 만나 봤다.

▲ 2년간의 패배

2002년 9월 창단한 성심학교 야구부가 2003년 봉황대기 대회에 처음 참가해 1회전에서 성남서고에 1-10 콜드패를 당할 때는 출전 자체가 뉴스거리였다. 2004년에도 성심학교 야구부는 공식 경기에서 콜드패를 거듭했다. 하지만 '장애를 동정받는 팀'이 아닌 '실력으로 인정받는 팀'으로 한걸음씩 나아갔다.

지난해 봄 충청 지역 고교팀이 참가한 한화기 대회에서는 공주고에 3-18로 졌지만 2회까진 3-0으로 앞서기도 했다. 성심학교의 박상수 감독은 "안타수를 똑같이 기록하고도 수비 실책으로 점수를 많이 잃었다"며 "우리 선수들은 고교 때 뒤늦게 야구를 시작해 실력이 부족하지만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름에 열린 무등기 대회에서는 야탑고에, 봉황대기에서는 세광고에 콜드게임패의 쓴 경험을 맛봤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연습 경기에서도 연예인 야구팀을 제외하고는 고교팀, 사회인팀, 서울대 등에 패배의 연속이었다. 사실 성심학교 선수들은 수비 때 타구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어려움, 수비수들끼리 서로 소리로 알려주지 못하는 안타까움, 작전을 일일이 수화로 해야 하는 불편함은 여전하지만 열정과 근성으로 이를 보완하고 있다.

▲ 1승을 위하여

성심학교는 새해 초부터 호된 훈련에 돌입한다. 박 감독은 "4일부터 오전.오전.야간으로 하루 3차례씩 훈련 강도를 높인다"고 말했다. 오전의 정규 수업을 마치고 오후에만 훈련을 해온 터라 훈련량이 적어 방학 기간에 집중적으로 보충하기 위해서다.

공격력은 다른 팀에 크게 뒤지지 않는 성심학교는 수비 훈련을 중점적으로 실시한다. 듣지 못하는 대신 시각은 뛰어나서인지 맞히는 재주들은 좋다. 그러나 까다로운 야구 규칙과 수비 실수로 한번의 대량 실점이 패배로 연결되고 있다. 경험이 부족해 기본기가 약하고 백업 시스템을 숙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2월 16일 졸업식이 끝나면 곧장 전북 군산으로 6박 7일 일정의 전지훈련을 떠난다. 군산에서 훈련을 실시하면서 같은 기간에 열리는 중학리그에 특별팀으로 참가한다. 박 감독은 "냉정하게 판단하면 현재 우리 팀전력은 중학교의 우수팀 수준의 실력이다. 다른 고등학교와 연습 경기는 잡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중학리그에 참가하는 것은 실전 경험을 쌓는 한편 승리의 기쁨을 맛보고 이기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 올해를 기대하라

새 학기가 시작되면 3학년이 되는 8명이 팀의 주축으로 떠오른다. 코칭 스태프는 이들이 2년째 운동을 계속해온 터라 전력이 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일반학교에서 전학 온 선수들도 가세해 1승을 조심스레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세광고에서 전학온 박병채 군(3년)이 주전 투수감으로 꼽히고 있다. 세광고에서 외야수로 벤치를 지켰지만 어깨가 좋아 줄곧 투수 훈련을 받았다. 박 군은 "같은 장애를 겪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운동을 해서 편안하다. 1승을 위해 열심히 던지겠다"고 말했다. 성남고에서 전학온 이현철 군(3년)은 포수를 맡아 팀을 리드한다. 서울대 야구부와의 연습 경기에서 성심학교 첫 홈런을 친 장왕근 군(3년)은 "정규 경기에서도 홈런의 짜릿함을 맛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격수를 맡고 있는 이종환 군(3년)은 개구쟁이지만 운동 능력은 팀내 최고다.

박 감독은 "올해부터는 봉황대기를 비롯해 전국대회의 지역 예선에도 참가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충북 지역에는 세광고와 충주기계공고가 버티고 있다. 1승의 꿈을 위해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맞대결을 펼치겠다는 각오다.

▲ 1승 그 이후…

지난해 에이스로 활약한 서승덕 군(20)은 2월 졸업 후 평택에 있는 국립재활복지대로 진학할 예정이다. 학업을 계속하고 싶다는 의지도 있지만 졸업 후 야구를 계속할 방안이 없는 탓도 있다.

지난해 모 2년제 대학에서 학비를 전액지원하면서 청각장애우를 위한 야구팀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당장 대학에서 2년 동안 더 야구를 하는 것은 이들의 실생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야구를 계속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박 감독은 1승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졸업한 후의 진로가 더 걱정인 것이다. 내심 대기업이나 뜻있는 기업가가 나서서 고교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 야구를 계속할 수 있는 사회인 야구팀을 창단했으면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 박 감독은 "장애인 의무 고용을 해결하고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효과도 있을 텐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글=한용섭 기자
사진=강성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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