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선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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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정석 | 등록일 | 04.12.22 | 조회수 | 428 |
아주 특별한 선물 오늘 아침에 택배회사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학교에 배달되는 물건이 있으니까 와서 찾아가라고요. 마침 기다리는 소포가 있었기에 저는 그것인 줄로 알았습니다. 그리고 한 열한시 쯤 되어서 행정실의 홍선생이 그 소포를 찾아왔습니다. 소포의 발신인은 서울 종로구의 윤창용씨로 되어 있고 성심학교 야구부로 보낸 것이었어요. 소포는 귤상자 안에 들어 있더군요. 그래서 처음에는 아마도 어느 분이 귤을 한상자 보내신 즐 알았어요. 그런데 박스를 열어보니 무슨 동그란 물건들이 신문지로 하나씩 싸여져 있는 거였습니다. "귤이 아니고 사과인가 보다"라고 생각하면서 동그란 신문지 뭉치를 풀어보았지요. 놀랍게도 그 안에는 야구공이 하나씩 들어 있었습니다. 야구공은 보통 규격화된 박스에 들어 있는 법인데 마치 이사갈 때 유리 잔을 포장하듯이 종이로 감싸 놓은 것입니다. 박감독이 아구공들을 유심히 보더니 탄성을 질렀습니다. 그 공은 그냥 돈 주고 한꺼번에 산 공이 아니었습니다. 완전히 새 공도 아니고 선수의 손때가 조금씩 묻은 것을 보니 그 공들은 야구경기에서 잠깐씩 사용된 것들이 분명했습니다. 그러면 어떤 공들일까요, 동대문 야구장이나 잠실 야구장에서 경기중에 파울볼이나 홈런으로 야구장 밖으로 나가는 공들을 주워서 모은 것들이었지요. 그것도 한 두개가 아니고 무려 서른 다섯개나 되는 것을 보니 그 공들을 모으는데는 아마도 5년이나 10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걸렸을 것 같았습니다. 그 공들 중에는 특별한 사인볼 몇개가 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혹시 기억하시나요? 윤동균, 김형석, 구천서... 이분들은 모두 프로야구 원년의 챔피온인 OB베어스팀의 스타플레이어들입니다. 20년 너머 전이었겠지요. 그분들의 사인이 담긴 공을 보내준 것입니다. 생각이 이제 정리가 됩니다. 종로구 창신동에 사시는 윤창용씨는 아주 엄청난 야구광이지요. 이 삼십년 이상 야구장에 다니시며 팬스를 넘어온 홈런볼이나 담장 뒤로 날아오는 파울볼을 애지중지 수집하셨고 그 것을 우리 성심야구부에게 통째로 선물로 주신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최고의 보물을 넘겨주신 거에요. 마지막 공 하나에는 그분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성심야구 화이팅! 그리고 내년에도 건강해서 운동 열심히 하라고, 꼭 이기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아껴서 적지는 않으셨지만 "너희들을 무척 사랑한다"는 그런 애틋한 마음이 귤상자안에 가득 담겨 있는 것을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받은 가장 큰 성탄 선물로 생각합니다. 서울에 계신 윤창용씨께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제가 감사드리고 또 무엇보다 아이들이 기뻐하고 감사드립니다. 새해에 더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한번 뵈었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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