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곱게 물들기 위한 세 가지 조건은 뭘까?" "삼각산의 삼각을 이루는 세 봉우리 이름은?" "우리 동네에서 열리는 ㅇㅇ전시회에 구경가볼래?"
아이의 알림장을 받아들고 어리둥절해졌다. 통상 초등학교 1학년 알림장에는 준비물이나 과제물에 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처음에는 성향이 다른 선생님이라고 생각을 하다가 가끔 주어지는 과제 아닌 과제가 차츰 호기심과 재미를 보탰다. 과제해결의 유무는 순전히 아이의 자율에 맡겨졌다. 그러고보면 내 초등학교 시절에도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잠깐 틈을 내 책을 읽어주신 시간들이 얼마나 귀하게 남아있는가.
일상에서 궁금한 것들을 시기적절하게 아이들 스스로, 혹은 부모와 함께 찾아보게 한 선생님의 열린 생각은 오래전의 일이지만 성적과 입시에만 치중하게 하는 현실에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