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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마음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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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명희 교장님께 드리는 편지
작성자 조일연 등록일 13.02.08 조회수 562

오늘 정년퇴임으로 성심학교를 떠나시는 장명희 교장수녀님,

퇴임식장에 참석하지 못하는 아쉬움과 죄송함을 멀리서나마

짧은 글로 드립니다.

수녀님이 학교장으로 재직하시는 동안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먼저 학교를 떠나간 우리들이 이루어내지 못했던, 그야말로 성심교육의

숙원사업이던 체육관이 우뚝 세워졌고, 그 웅대한 빌딩의 크기,

높이만큼 충주성심의 학교 위상이 그렇게 높아지고 커진 것을 봅니다.

학교 바깥에, 또 나라 밖에 머무르므로 학교안의 모습을 자세히는 못봅니다만

그 사이 학교가 과거보다 더 내실있고 효율성을 갖춘 모습으로 발전했음을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지극한 모습은 감동적이었습니다.

야구를 한다고 저기 거제도인가요, 거기서 올라온 고득원 득화 두 형제 아이들을

정말 친자식, 아니 친손자처럼 가르치고 키우고 거두어주던 모습을  늘 보았지요.

대소변을 아직 가리지 못하는 그 징그럽게 키 큰 아이들이 무어가 그리 귀여워서

수녀님의 잠재된 모성애를 자극한 것인지 늘 감탄하고 감동을 받앗었습니다.

어디 그 두 형제들 뿐이겟나요. 충주성심학교 울타리를 찾아들어와 머물렀던

아이들이 모두  하나같이 그 음덕을 받고 사랑을 받고 자랐을 겁니다. 

오늘 정년퇴임날을 받아둔 상황에서도 야구부 동계훈련장을 찾아가서 함께

머무르면서, 그야말로 동고동락하면서 아이들 밥을 해먹이고 지도교사들, 코칭

스태프들을 외롭지 않게 격려하셨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그러고 이제 며칠 지나지 않아 떠나는 것이지요.

교육자의 길이 무엇인가 늘 생각합니다. 일을 하면서 우리에게 상찬을 주는 사람을

만나기 쉽지않고, 지금 해놓은 일에 대한 합당한 결과가 눈앞에 나타나지도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섭섭해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현재 하는 일이 분명히

옳고 가치 있다는 분명한 신념을 위안으로 삼을 밖에는 없을 겁니다.

어쩌면 수녀님도 학교 정문을 나서는 이 순간에 그런 똑 같은 심정일 수도 있을 거

라 생각해봅니다.

우리가 교육을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 그리고 중소도시 충주의 작은 학교를 크게

만들고 그 이름을 가치있게 만들려 쏟아부은 노력과 정성은 언젠가 빛이 날겁니다.

아이들이 기억할 것이고 크게는 농아인 사회가 그 가치를 알겠지요.

새로 부임하는 교장님이 전임 교장의 노력을 잘 이어받고 오랜 세월 학교를 지켜온

성심학교의 기둥인 선생님들과 합심해서 충주성심학교를 더욱 견고한 반석위에

올려놓는 역할을 잘 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정든 학교를 떠나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잘 압니다. 가까이 찾아뵈지 못하는

죄송함과 아쉬움을 멀리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편지로 대신 전합니다.

건강하시고 늘 활력 있게 지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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