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완득이'를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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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제희정 | 등록일 | 12.01.20 | 조회수 | 458 |
제목- '완득이'가 나를 때렸다.(=깨우치게 했다)
"완득이!!~ "
이 특이한 이름을 자주 부르면 왠지 재미있는 이름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몇 개월 전에 인터넷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완득이'라는 정보를 봤다. 그 정보는 개봉 예정인 영화정보에 등록되어 있었다. 나는 이 제목을 보고 '완득이? 완득이..? 콩 이름 같은데... 뭐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제목만 들으면 뭔지 모른다. 콩?애완동물 이름?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사진을 보려고 누르는데 이 사진을 보았다. 교복을 입고 건방진 눈빛을 가진 학생의 사진이었다. '이 학생은 완득이?' 생각했다.
몇 개월 후, 드디어 그 영화가 개봉되었다. 휴일을 잡고, 언니와 같이 봤더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다. 나는 청각장애가 있는데 이상하게도 외국영화보다 한국영화가 훨씬 좋다. 그러나 '완득이'는 이해 안 되었다. 관객들이 '완득이'에 나오는 장면 중에 뭐가 웃기는지 크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어리벙벙했다. 영화 속의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니라 관객들의 웃는 목소리만 들린 것 같았다. 발음을 조금 들리지만 완전은 아니었다. 그래도 조금 웃기는 장면이 있다. 완득이는 동주선생님이 도둑인줄알고 다리로 그 선생님의 복부를 때릴 때가 조금 웃겼다. 영화가 끝난 뒤에 만족하진 못해서 결국 소설 '완득이'를 주문해서 샀다. 영화를 보고 이해 안 되는 내 느낌을 만족시키고 싶어서 주문해서 샀다.
그런데 나는 소설을 잘 읽지 않는데...과연 잘 읽을 수 있을까? 조금 걱정 되었다. 한 장 씩....한 장 씩... 처음에 별로다가 중간에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공감되는 것이 많았다. 읽으면서 봤던 영화 속의 한 장면씩 떠오른다. 아.. 이렇게 읽는 재미가 있네.. 다 읽었고 소감문을 쓰고 싶어졌다.
이제부터 읽으면서 느꼈던 것을 전부 써봤다. 소심하게 반항하는 '완득이'와 '똥주'선생님의 만남은 큰 웃음을 주는 환상의 커플이다. 둘의 대화는 욕을 섞은 건데, 만약 내 입장이면 기분 나쁘기 보단 저절로 웃음이 나오는 것 같았다. "얌마! 도완득!!"이 아니라 "얌마! 제희정!!"이라면? 역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완득이 성격에 공감이 되는 것이 있다. 완득이가 교회에서 똥주, 아니 동주선생님을 죽여달라고 어쩌구저쩌구 하고 안 죽여주심 교회를 폭파시키겠다고 이렇게 소심하고 엉뚱한 기도를 해놓고 이후에 죽이지 말라고 좋은 선생님인 것 같다고 변덕을 부렸다.
이 모습이 귀엽고 웃기지만 공감된다. 그래놓고 변덕부리는 것. 나도 모르게 욕이나 험담 같은 말을 나온 뒤에 반성할 때가 많았다. '아, 이 선생님이 짜증나.','아.. 진짜... 이 선생님이 왜 저래?' 등 나도 모르게 이렇게 말이 나오거나 생각을 할 때가 많았다. 이 후에 깨달음을 느끼고 반성한 적이 많았다.
그리고, '완득이'를 좋아하는 전교1등 '정윤하'도 공감된다. 공부 잘 하면서 자존심이 없는 것. (개인적으로 생각함.) '정윤하'의 캐릭터를 보면 갑자기 안 좋은 내 과거가 떠오른다. 윤하가 완득이에게 병아리처럼 쪼르르 따라가면서 전교1등답지 않게 소심하게 할 말이 있다고 하는 모습을 보니까 지금 완득이를 읽는 것이 아니라 내 모습을 그리며 떠올리고 있었다. 공감 되는 것이 많은데 왜 내가 부끄럽지? 앞으로 이렇게 살지 말고 자존심을 세워서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책을 읽고나서 가장 공감 되는 것은.. 바로 친 엄마를 만나는 것.. 내가 이 글을 읽어보다가 뜨끔거리고, 표정이 절로 어두워졌다.
내용 중에서 완득이가 자신의 엄마를 찾았다는 말을 들고 당황하거나, 자신의 엄마가 베트남 출신인 것을 깨달았을 때 만나면 어떡하나, 베트남 말이 모른데 대화를 어떻게 하나 안절부절 하는 장면이 있다. 나는 그런 완득이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어릴 때 친 아빠가 따로 살려고 떠나신 뒤, 초등 때 엄마는 친 아빠가 날 만나고 싶다고 하셨다. 솔직히, 나는 친아빠를 만나기 싫었지만 같은 유전이고 친 아빠니까 할 수 없이 만나보니까, 어색했다. 아마 두 번 정도 만났다. 초등학생인 내게 친아빠와 마지막 만남이었던 날이 있었다. 마지막 만남일 때, 내게 친아빠라고 느끼게 해주지 못하고, 상처만 남겨주시고 흔적 없이 사라졌다. 약속까지 깨뜨리고.. 그 다음에 마주치는 일이 없었다.
그게 마치 완득이 엄마와 반대로인 것 같다. 완득이의 엄마는 속 깊이 미안한 마음이 있으신데 우리 친아빠는 전혀 없다. 어라라...?완전 반대네.. 완득이 엄마의 성격이 친 아빠의 성격이었다면 어떨까...? 그리고 앞으로 갑자기 내 앞에 친 아빠가 서있다면 어떨까..?
그럴 때 감정조절하기 어려울 것 같다. 아무튼 완득이 엄마가 착하시니까 다행이지.. 내 친 엄마가 아니라도, 완득이가 안심할 수 있으니 내 입장이라면 나도 편하고 안심한다... 아무튼 공감 되는 것은 세 가지로 끝낸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하자면 완득이와 똥주? 동주선생님과 아이들처럼 티격태격하는 것은 재미있고 훈훈하다. 동주선생님이 완득이 집 옆집에 살면서 완득이한테 햇반을 내놔라고 해서 완득이가 던져줬는데 선생님이 밥이 그게 뭐냐고 불평해서 티격태격한다. 그 때 앞집 아저씨가 창문에 불쑥 나와서 꽥꽥 욕을 말하는 것이 너무 웃겼다. 타이밍이 딱 맞았다 ㅋㅋ 동주선생님과 완득이의 그런 모습을 보면 흉 보기보단 오히려 흐뭇해진다. 둘이 매일 티격태격하는데 점점 친한 사이로 가까워지니까 마냥 신기하고 웃음이 나왔다. 나는 동주선생님 같은 선생님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동주선생님이 완득이한테 구박(?)하긴 하지만 사실 속은 완득이를 애써 생각해주고 있었다. 친 엄마를 찾아주고, 완득이 옆자리를 채워주고, 엄마같은 잔소리를 해주고... 외로워 보이는데도 자신이 외로운 줄 모른 완득이한테 친구처럼 대해 해주기 위해서 일부러 이렇게 그러신 것이 아닐까? 그 선생님이 완득이 곁에 있어주신데 완득이가 이 마음을 몰라주다니 나쁜 남자(?)네?ㅎㅎ 그래도 동주 선생님 같은 선생님은 우리학교에 있다. 한 명 뿐이 아니라 좋은 선생님이 많다. 걱정해주신 선생님, 믿어주시는 선생님, 충고를 해주신 선생님들... 수없이 많으시다.
완득이... 동주선생님, 베트남인 엄마 등 덕에 여러 감정을 얻고... 깨달음을 얻었네... 자신이 왜 복싱을 하고 싶은지 깨닫고, 근데 이상하다. 친구도 있고 마냥 행복한 나는 외로워 보이는데도 외로운 줄 모르는 완득이에게 많이 배웠다. 어라? 나와 반대인 완득이한테 많이 배웠다니? 이상하긴 한데 잘 생각해보니 맞는 것 같다.
잘해주시지 못한 아버지와 장애가 있으신 삼촌을 이해해주는 마음이 있다. 하하... 완득이처럼 이해심을 가질 수 있게 노력하고, 멋지게(쿨하게) 가자! 주먹으로 샌드백에 잠긴 꿈을 깨우자! 자, 힘이 낼 수 있도록 외쳐보자!
화이팅!! '완득이'는 후배와 모범생처럼 내가 배움을 많이 느꼈던 책이다. 자, 이제 완득이를 만났더니 다음에 누굴 만나러 갈까? 소설의 길에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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