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이야기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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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일연 | 등록일 | 03.01.25 | 조회수 | 457 |
잘 있었지요. 어제에 이어 다시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오늘 아침 KBS-TV에 우리 학교 야구부 이야기가 나왔어요. 본 사람 있나요? 교감선생님이 많이 나와서 좀 미안한데 그냥 성심학교 야구부를 칭찬하고 소개하는 이야기로 보면 될거예요. 오늘 그림에 간간이 나왔지만 사실은 나보다도 선생님들의 수고가 훨씬 더 많아요. 감독님은 지도를 모두 책임지고 있으므로 그 어려움은 말로 표현 못할 만큼 클 거예요. 얼마전에는 탄금대에서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다가 다리에 부상을 입기도 했어요. 감독님 다친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학생들 중에는 걱정하는 메일을 보내오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요즘 많이 나으셨지요. 감독님 뿐만 아니라 박정석 부장선생님 임영규 코치 선생님 모두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두 분 선생님들은 방학이 없는 셈이지요. 아침부터 밤까지 함께 뛰고 또 야구부 살림을 꾸려가고 있어요. 성심 야구부를 직접 끌어가는 분들이 부장, 감독, 코치선생님들이라면 뒤에서 도와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방학중에 나오셔서 떡뽂이를 해주신 선생님들도 계시고 간식으로 먹이라고 계란을 사다주신 학부모님도 계시지요. 이 며칠전 충주시내에 있는 안경점 사장님은 이웃돕기 성금으로 모은 꽤 많은 돈을 야구부를 위해 쓰라고 주셨어요. 진정으로 고맙다는 인사말씀을 드립니다. 고된 훈련을 하는 선수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영양섭취입니다. 아침밥을 먹고 탄금대나 충주댐 잔디구장에서 뛰다가 보면 금방 배가 고파집니다. 숨을 헐떡이며 뛰어갔다온 아이들은 힘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고 말해요. 그렇게 소진된 힘을 축적하기 위해서 일주일에 한번 쯤은 시내에 있는 뷔페음식점에 가서 배불리 먹습니다. 주말도 없이 운동하는 선수들에게 뷔페식당에 가는 날은 가장 행복한 날이지요. 그래서 모두 이 날을 손꼽아 기다립니다. 바로 어제도 멋진 만찬을 했어요. 어제는 박다운 아빠가 사주셨지요. 어느 한 분이 많은 사람을 위해 돈을 쓰는 것, 이것을 "한번 쏜다"라고 표현해요. 그러면 어제는 "다운 아빠가 한 번 쏘셨다"라고 하면 되겠네요. 방학 동안에 이렇게 "쏘아 주신"분들 덕분에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모두 행복했습니다. 고마운 인사 겸해서 그분들을 공개하면 교장수녀님, 청주의 유동구교수님, 다운 아빠,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다니러 오셨던 교감선생님 동생이 있어요. 놀라운 것은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도 신문과 인터넷을 통해 성심학교 야구부 소식을 들었다는 거예요. 정말 세상은 놀랄 만큼 달라졌네요. 한분 한분 모두 이름을 적을 수는 없지만 그 동안 우리 야구부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 가지, 꼭 적어야할 이야기가 있어요. 어제 알게된 소식인데 우리 야구부가 조만간 전용버스 한대를 갖게될 듯합니다. KBS 방송국에서 우리 학교 야구부를 계속해서 취재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나요? KBS에서는 지난 해 9월 창단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다큐멘타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어요. 우리나라 최초로 만들어진 청각장애학생 야구부에 대한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지요. 그런데 KBS 방송국 아저씨들이 그 동안 여기저기 부탁해서 우리학교에 버스 한대를 사주게 되었다고 합니다. 얼마전에 우연히 알게 된 이야기인데 올해 6월에 쿠바에서 세계농아인 야구대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농아인들이 야구하는 것이 우리가 처음인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닌가봐요. 2년전엔가 국제대회가 한번 있었다고 하는데 미국과 캐나다, 쿠바, 베네스웰라, 그리고 일본이 참가한 것으로 나와 있네요. 인터넷으로 미국 야후에 들어가보니까 프로야구선수들 중에 청각장애인이 몇 사람이 있어요. 그중에 한 두분은 아주 뛰어난 선수라서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들만이 들어가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라 있어요. 그렇지만 미국에도 농아인들만의 야구팀은 몇개 되지는 않더군요. 예를 들면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고등학교 야구팀이 모두 38개갸 있는데 그중에 한 팀이 농아학교팀이더군요. 그팀의 전적은 지난 해 1승 15패로 내년 쯤이면 우리와 한번 붙어볼 만 하겠어요. 일본의 경우는 아직 잘은 모르겠는데, 학교에서 클럽형태의 야구를 많이 하고 있나봐요. 그러니까 우리 학생들이 전에 농구나 축구를 하던 것처럼 취미활동일 것 같네요. 여하튼 우리 선수들의 실력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세계농아인야구대회에는 참가할 수가 없어요. 가고 싶지만 가지 못하는 것, 그런 것을 '그림의 떡'이라고 표현하지요. 그렇지만 언젠가는 그런 대회에 참가해서 한번 멋진 모습을 보여주어야겠어요. 글이 오늘도 길어졌네요. 선수들은 지금 연습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을 거예요. 실내연습장안에 그물을 쳐야하거든요. 내일 한번 더 써야겠어요. 내일 다시 만나지요. 김학경: 저어 못봤어요.. --[01/24-17: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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