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혁(2학년)학생의 5분스피치(언어 예절의 중요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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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종석 | 등록일 | 17.09.11 | 조회수 | 703 |
5분 스피치(2017. 08. 30. 2-4. 임승혁)
오늘 제가 말씀드릴 5분 스피치의 주제는 “언어 예절의 중요성‘입니다. 저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 흔히 말하는 ‘악동’ 캐릭터였습니다. 언쟁의 대상이 선생님이라고 해도 제가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밀어 붙이는 좋게 말하면 정의감에 가득 찬 학생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싸가지가 없는 학생이었죠. 그러던 저의 모습이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때는 중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당시 영어 시험에 엄청난 논란이 있었던 문제가 있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 문제에 대해서 불만을 가지고 있었고 저 역시 그 중 한명이었습니다. 가장 옳지 않은 문장을 고르는 문제였는데 1번 보기는 과거분사가 쓰여야 할 동사 자리에 현재분사가 쓰여 있었고, 5번 보기에는 형용사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부사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저는 시험 보는 도중 이 문제에 대해 질문을 했지만, 일단 풀으라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연히 형용사와 부사는 의미가 변하진 않으니까 1번 보기를 택했습니다. 하지만 답지에는 5번이라고 명시되어 있더군요. 전교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상식적으로 1번이 더 옳지 않다고 대다수가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것이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했고 악동 캐릭터 그 성격대로 바로 선생님께 달려가서 따지듯 여쭈어 보았습니다. 선생님은 검토 후 알려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하루 이틀이 지나도 아무런 답변이 없었고, 5일 정도 지났을 때, 다시 한 번 찾아갔지만 복수정답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그 후 성적 확인 사인을 하라는 종이만 나오더군요. 저는 사인을 하지 않고, 다시 영어 선생님께 달려갔습니다. 선생님은 ‘가장’ 옳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5번이 정답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백 번을 생각해도 시제의 오류가 형용사의 오류보다 더 옳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후 수차례 선생님과 토론을 했고 문법책까지 들고 가 보여드리면서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절대 복수 정답을 인정해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다른 영어 선생님에게 가보았지만, 다른 영어 선생님들은 자신이 내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어떠한 말씀도 해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저희 반의 꽤 많은 친구들이 영어 성적 사인을 하지 않은 채로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성적 처리 담당이셨던 저희반 담임 선생님께서 저에게 이 사안을 교육청까지 보낼 거냐고 물어보셨습니다. 그렇게 되면 저희 반 담임 선생님께서 업무가 늘어나실 것 같아 사인을 해도 괜찮다고 하였고, 이것을 끝으로 영어 문제 논란은 종결되었습니다. 악동캐릭터인 저는 이 사건에서 승리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안이 종결된 날, 집에 돌아와서 더 큰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날 아버지께 엄청나게 혼이 났던 것입니다. 제가 혼이 난 이유는 선생님께 따진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앉아 뛰며 돌기 300개, 팔굽혀 펴기 150개 등 엄청난 체력 훈련이었습니다. 제 인생에서 그때처럼 체력적으로 힘든 적은 없었습니다. 저는 아버지께 ‘제가 분명히 옳은 것이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네가 옳은지 옳지 않은지를 이유로 혼내는 게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저의 의견 표출 방식에 대해 혼을 내셨던 것입니다. 이 논란 당시 학교에 가셨던 아버지가 선생님으로부터 저의 태도에 대해서 들으신 모양입니다. 저는 혼날 때 학교에서 따지던 저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그 당시에는 인식하지 못했지만 아버지께 혼나면서 생각해 보니, 선생님께 따지듯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였고, 화난 표정을 하는 등 윗어른분께 해서는 안 될 비언어적 표현을 사용하면서 말씀을 드렸던 것 같더라고요.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살아가는 데에 있어서 격양된 말보다는 오히려 차분차분히 논리적으로 말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을 것이다.”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앞으로 살아가면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말만큼은 결론보다 과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아무리 옳은 주장이라도 옳은 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친구가 ‘이 옷 잘 어울려?’라고 물어봤을 때 단순히 ‘응.’이라고 대답하는 것과 ‘색깔도 이러이러한 색이고 너의 체형하고 잘 맞고, 괜찮네.’라고 대답하는 것은 둘 다 똑같이 긍정한다는 의미를 지니고는 있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 느끼는 기분은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우리 격언에 “어 다르고 아 다르다”는 교훈이 있지 않은가요? 감수성 없는 남자고등학교에서 후자와 같이 말하기는 좀 힘들 수도 있겠지만, 과정이 좋은 말하기를 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우 여러분, 말은 그 사람의 인격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증명서입니다.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을 수 있다고 했으니 우리가 단순하게 말하는 문장 하나가 천만원 정도의 가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하루 종일 무엇인가 배우려고 몸부림치는 세광의 친구들이 과정이 좋은, 품격 있는 말하기를 배워나간다면, 이것이야 말로 세상의 빛이 되는 참된 배움이라고 주장하며 저의 5분 스피치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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