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언제나 힘들다 1712 박승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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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승주 | 등록일 | 21.12.23 | 조회수 | 100 |
사람들 중 아무 고민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딨겠냐마는, 그래도 힘들 땐 나 빼곤 다 괜찮아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저 친구는 나보다 더 힘든 일도 많이 겪었을 텐데, 이 친구는 내가 하는 고민들을 해본적이 있을까 하는 생각들이 들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정말 앞뒤가 다르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런 생각들이 아무 의미없고 전혀 내게 도움을 주진 않지만, 적어도 지루하게 해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해볼 만 하다. 적어본 적이 없는 세특을 쓰고 밀리고 활동들을 한 번에 처리하면서 이 짓을 다시는 하지 못하겠다고 다짐하며 그냥 뛰쳐나가버릴까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 어쩔 수 없다는 걸 알고 결국엔 손을 열심히 움직이고 있지만, 성적을 생각하면 기운이 빠지기만 한다. 친구들은 속편하게 놀고 있는 것만 같고, 나만 열심히 머릿카락 빠지면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막상 까보면 많이 한 것도 없는 듯 하다. 가끔이 아니라 평소에 나는 쓸데 없는 것에만 에너지를 너무 쏟아붓는 듯 하다. 느낀 점이나 생각을 쓰는 부분은 왜 이렇게 힘든건지, 다른 활동들에게도 그게 영향이 간다. 쓸데 없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느라 점점 힘이 빠진다. 힘 없이 하기 싫다는 생각으로 무력하게 타자만 치고 있는 모습이 마치 현대인의 정석 같기도 하다. 절대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그 즈음에 하던 일에 집중하면서 생각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다 끝내고 조금 놀까 하는 참에 넘어가면 그냥 끝이라는 걸 알고 있다. 시간은 내겐 너무 상대적이어서, 빛의 속도는 절대적이라는 것이나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인지 뭔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원래 그런 것들은 파고들 땐 재미있고 너무 사랑스럽지만 힘들 때는 큰 도움을 주지 않는 법이다. 힘든데 아 이건 원래 이런 것들인데,,,이건 이렇게 해야 하는 건데...이런 생각이 위로가 되진 않지 않는가. 물론 그런 사람들도 간혹 존재하긴 하지만, 내가 그런 사람들 중 하나가 아니라는 건 정확하다. 얘기가 조금 엇나가긴 했지만, 그냥 힘들다는 고등학교 1학년의 넋두리 정도로 보고 넘어갔으면 좋겠다. 가끔 게시판에 이렇게 쓰고 남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그냥 쓰기만 했는데도 마음의 응어리가 조금 풀어진 느낌이 든다. 게시판이 아니더라도, 친구나 부모님, 누구에게나 털어놓을 대상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1년동안 고등학생으로써 살아본 바로는, 아무리 힘들어도 견디고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무작정 견디는 것은 무지한 것이고,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래야 힘들어도 자꾸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버틸 수 있고, 슬럼프에 빠진다고 하더라도 비교적 쉽게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힘들다. 언제나 힘들다. 그러나 언제나 그 힘듦의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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