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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문제, 사후가 중요하다
작성자 박성은 등록일 11.04.25 조회수 19

가출은 계절을 탄다. 이를테면 노숙이 가능한 5월 중순쯤부터 본격적으로 가출이 이루어지고, 오히려 여름방학 후에는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방학하자마자 가출했다가 방학 끝나기 전에 지쳐서 집에 돌아오는 경우가 많다. 또 가출해서 주유소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 법에 따라 급여를 월급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한 달을 채우느라고 장기 가출했다가 아예 학교를 떠나는 사례가 많고, 파트 타임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밤 시간에 숙소에서 잠을 자는 동안 일이 벌어져 탈선할 우려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아르바이트를 일일 급여로 계산하도록 법령을 개정하고, 차라리 학생 아르바이트를 양성화하는 것도 가출을 줄이는 방법일 것이다.

아이들의 가출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달갑지 않은 손님과도 같다. 가출 동기도 가지가지다.

"그냥 나가고 싶어서요. 어떻게 친구 혼자 나가게 해요." (충동형)

"아빠가 가둬 놓고 구타했어요. 나도 아빠를 물어뜯고 도망쳤지요." (가정불화형)

"오빠가 그럴 줄 몰랐어요. 가출하면 다 책임진다고 해 놓고서는……."(불장난형)

가출은 가정에서 잉태하여 교실로 돌아오고 다시 가정을 귀착되는 '회귀성' 생활 문제다. 학교에는 무단결석이라는 징계사유를, 담임에게는 끝없는 허탈감을, 가정엔 분노와 슬픔을 불어일으키는 딜레마이기도 하다. 도대체 눈앞에 보여야 훈계를 하든지 상담을 하든지 할 텐데, 당사자가 나가 버렸으니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럴수록 부모와 담임은 더욱 냉정하게 사태를 파악하고 차분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가출이 처음 발생하는 순간부터 아이만 찾으려고 허둥대지 말고, 사후관리를 위해 학급과 가정을 연계하는 입체적인 지도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가출 동기를 먼저 파악하고, 아이를 찾는 과정에선 학급 아이들에게 때때로 그 진행 과정을 공개하고 도움을 청하도록 한다. 가출을 개인 문제로부터 학급 공동체의 관심사로 이끌어 내면 학급 생활지도에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 기간을 정해 놓고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처방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출 경험이 있는 아이들로 구성됨 '조사팀', 교회 다니는 아이들로 구성된 '기도팀' 등을 운용해 보라. 가만히 기다리지는 말라는 뜻이다.

핸드폰 추적을 통해 재까닥 낚아채는 '민완형사형', 불량 서클 아이들을 통해 슬며시 잡아오는 '보스형', 눈물로 호소하여 소문을 듣고 스스로 돌아오게 만드는 '마리아형' 끝없이 이를 갈고 있다가 돌아온 아이를 발로 차서 다시 가출하게 만드는 '놀부형' 등 가출한 아이에 대한 교사들의 지도 방식도 여러 가지다. 대체로 가출은 초기 단계 하루 이틀이 가장 중요하다. 찾으려는 담임과 아직 멀리 도망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도는 아이 사이에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도는 가운데 흔히 가출한 아이는 소문으로 자기를 향한 담이과 급우들의 행동을 수집하고 득실을 따진다. 아이가 돌아오면 학급 공동체에서 적절한 수위의 처벌과 수용을 통해 융화를 꾀하고, 반드시 가정을 방문하여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또 학교로 하여금 선처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출 발생 첫날에 이 모든 것을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한다. 가출은 생활지도에서 종합예술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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