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의 '공부' 의미를 살리는 시험 후 학습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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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성은 | 등록일 | 11.04.19 | 조회수 | 19 |
경쟁 끝에 오는 나른함! 중간고사 후에 느끼는 안도감이다. 아이들은 기지개를 켜고 교사들은 잠시 이마를 식히지만 곧 새로운 고민에 빠져든다. 시험도 끝나고 했으니 내쳐 놀아 보자는 아이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새삼 골치가 아프다. 겨울방학 후 2월의 수업 공동화 현상처럼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후 역시 긴장감이 풀어져서 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 내신성적이 입시 자체인 만큼 개인 면담이니 집단 상담이니 하며 공부 압력을 가하며 시험 공부를 독려할 때가 차라리 마음이 편했던 것 같기도 하다. 공부 고생 끝에 휴식을 겸하여 아이들을 마냥 풀어 주자니 학급이 엉망이 될 것 같고, 시험 전처럼 조이자니 명분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교장들은 꼭 시험을 공휴일을 가운데 끼고 보는 것을 관례화시키기도 한다. 하여간에 시도때도 없이 애면글면 공부 걱정이다. 이런 때는 억지 춘향을 만들지 말고 차라리 물 흐르듯이 학급 아이들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학습 분위기를 이끌어 주는 건 어떨까. 대책 없이 시끄럽고 꼴찌를 도맡아 하는 학급은 공부 때문에 위축되지 않도록 오히려 그 분위기를 살려서 싱어롱이나 단체 봉사활동, 1박 2일 캠프 등으로 학급아이들이 서로 우의를 돈독히 하도록 유도한 뒤 그 활기를 이어 '친구 과외' 를 편성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친구 과외란 공부 잘하는 친구가 그렇지 못한 친구에게 대가(!)를 받고 공부를 돕는 행위를 말한다. 물론 친구끼리 대가를 주고받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담임교사가 대신 그 댓가를 지불한다. 담임의 학습지도를 도와주었다는 명목 등으로 봉사활동 점수를 부과하는 것이다. 과외비를 점수로 주는 셈이다. 나는 봉사활동 내신점수제가 불러일으키는 폐해에 대해 염려하지만 어쨋든 현존하는 제도이니 그런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도 괜찮지 않나 싶다. 담임이 아이들의 특성과 개인차를 고려하여 모둠을 잘 맺어 주고 사전에 한두 차례 친구 과외에 대한 의미를 훈화와 토론등을 통해 되새겨 준 후 모둠별로 과제 중심의 친구 과외를 실시해 보면 의외의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실 학습이란 연속성을 지녀야 한다. 공부 따로 시험 따로 보는 지금의 획일적인 평가는 교사도 아이도 괴롭게 만든다. 수행평가를 하는 과목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보지 않을 수 있는 자율권을 주어야 하고, 평가 방법도 교사마다 누구는 수우미양가로 할 수 있고, 누구는 백분율을 적용할 수도 있는 방식으로 다양화되어야 한다. 수업과 시험이 서로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이어져야만 '생활 속의 공부' 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지금처럼 초, 중 고 교육이 대학에 종속되어 있는 형편에는 꿈 같은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하나보다는 둘이 낫고, 둘보다는 셋이 나은 법이다. 교사 혼자서 학급의 학습 분위기를 쥐락펴락하기보다는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공동체적인 학습분위기를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가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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