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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투데이에 연재된 교장 신부님 칼럼(2009년 08월 17일자 )
작성자 이광재 등록일 09.11.13 조회수 681

2009년 08월 17일자  충청투데이에 연재된 교장 신부님 칼럼기사입니다.


제목 : 항상·즉시·기쁘게 먼저 사랑하자 


어느 날 젊은 한 자매가 면담을 청하여 마주 앉게 되었는데, 앉자마자 울기부터 한다. 한참 울고 나더니 하는 말이 "남편의 유골을 집에 모셔놓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하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어떻게 사람의 유골을 집안에 모셔 둘 수가 있었을까, 무섭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약간의 소름이 끼쳤다. 주검을 옆에 두고 산다는 것이 우리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우선 그런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것들에 대하여 위로의 말을 하면서 남편에 대하여 어찌된 일인지를 물었다.


왜 유골을 집안에 모시고 있어야 했는지에 대하여 물어보았더니, 아이들 둘을 데리고 벌어먹기 위해서 살던 고향을 떠나야 했는데, 먼 곳으로 떠나오면서 차마 사랑하던 남편을 그냥 두고 떠나올 수가 없어서 납골당에 모시지 못하고 3년 넘게 장롱 깊은 곳에 감추어 두고 있었고, 결국 그 모든 것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 앞에 마음이 무척이나 아팠다. 결국 여러 가지의 이유로 인해, 떠나 보내어야 하는 남편과의 이별이 싫어서 그냥 지금까지 집에 모시고 있었지만, 이제 아이들이 점점 커가면서 더 이상 모시고 있을 수가 없으니, 어찌 하면 좋겠는가 하는 질문에 답을 해주어야 했다.


그래서 사랑하던 남편과 사별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어서 지금까지 모시고 있었다고 하지만, 사별을 한지도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고, 이제는 떠나 보내주는 것이 좋겠다고 하면서 그동안의 어려움에 대하여 다시 위로의 말을 해 주었더니 그 위로의 말을 들으면서 또 다시 설움에 복받쳐 울고 또 울고 한참이나 울고 나더니, 유골을 좋은 곳에 모실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여 교회 묘지를 소개해 주고는 면담을 마칠 수 있었다.


얼마 후에 다시 찾아온 그 자매의 얼굴은 안정을 찾은 모습이었고, 면담을 통하여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으며, 이제부터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도록 하겠다고 하면서 웃는 얼굴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인간은 서로 주고받는 사랑 속에서 기쁨과 평화를 느끼게 되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게 된다. 서로 주고받는 사랑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누군가 먼저 사랑을 시작해야 한다. 누군가 먼저 사랑을 시작한다면, 그 사랑은 전염이 되어 서로 주고받는 사랑이 많이 이루어져서 이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자기만 사랑을 받으려고 하지, 사랑을 서로 주고받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외롭다, 고통스럽다, 힘들다고 하면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먼저 사랑을 시작하자.


우리가 누구보다도 먼저, 우리와 만나는 우리의 이웃을 먼저 사랑하고자 한다면,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로 하여금 외롭다는 말을 즐겁다라는 말로, 고통스럽다는 말을 행복하다는 말로, 힘들다는 말을 기쁘다는 말로, 어렵다는 말을 쉽다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먼저 사랑하고자 할 때, 행복해 질 것이다. 기다리지 말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먼저 사랑해 보자. 기뻐질 것이다.



항상 먼저 사랑하고 할 때, 삶이 즐거워질 것이다. 즉시 먼저 사랑하고자 할 때, 삶이 쉬워질 것이다. 기다리지 말고, 항상, 즉시, 기쁘게 먼저 사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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