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여행하라'읽고...
여름방학이 개학하고 2학기가 시작되자마자 국어선생님이 우리에게 내주신 숙제는 독후감 쓰기였다. 선생님이 도서목록을 주셨지만 목록에 있던 책들은 어려워 보였기 때문에 나는 책을 읽는 것을 미루고 있었다. 그런데 소민이가 '희망을 여행하라' 라는 책을 읽고 있다고 하여서 나도 독후감도 쓸 겸해서 읽어보았다. 책의 뒷장에는 '여행에서 만나는 이들의 삶과 문화를 존중하고, 내가 여행에서 쓴 돈이 그들의 삶에 보탬이 되고, 그곳의 자연을 지켜주는 여행입니다.'라는 공정여행의 정의가 쓰여있었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여행은 나에게 있어서 일상에서의 탈출이라고 해야하나? 학교나 학원에서 벗어나 여유를 가지고 편히 쉬고 놀고 하는 것에 불과하였다. 또 여행을 할 때 시간이나 비용 등 내가 보고싶고 하고싶은 것들만 하였다. 모든 것이 나 위주로만 계획되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신기했고 여행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해 보게 해주었다. '공정 여행'이라는 말이 낯설기는 했지만 슬프고도 어떤 희망을 포함하고 있는 것 같다. 내게는 말이다.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80%가 유목이나 농업에 종사했던 티베트 사람들은 중국의 티베트 개발 과정에서 그들의 목초 지를 강제수용 당하고, 농지는 이주한 한족들을 위한 채소 경작지로 빼앗겼다. 그렇게 삶의 터전을 잃어 가는 티베트인 들을 위해 중국은 유목민을 위한 정주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그들이 들판을 버리고 정주 할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 말해주지 않았다."라는 부분 이였다. 티베트인 들이 너무나도 안쓰러웠고 도와주고 싶다고 까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여행은 나의 자유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나의 여행이 영향을 미치는 그곳의 환경과 정치, 경제를 포함해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통을 받고 있을지도 모르는 그 누군가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마음을 얻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지구촌'이라는 구호가 익숙하게 다가왔다. 그러나 요즘 뉴스나 신문만을 보아도 여러 나라들은 자기들의 이익 앞에서는 이기적이고 막무가내이고 전쟁이라는 단어도 자주 언급되곤 한다. 그러면 '지구촌'이라는 구호는 부질없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유롭고 정이 넘쳐나는 여행으로 모든 이가 하나될 수 있음에 희망을 가져보게 한다.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으로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거나 하기는 힘들지만 나중에 성인이 돼서는 나도 '공정 여행'이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10731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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