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한국일보와 한국건강관리협회가 마련한 ‘제12회 전국 초등학교 금연 글짓기 공모’에서 저ㆍ고학년부 대상에 뽑힌 두 작품을 소개합니다. 이 글들을 본보기 글로 삼아 읽으며, 금연의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로 삼길 바랍니다.
●줄 긋기 -백하닮(중대부속초등 5학년)
엄마, 아빠, 내 동생, 나 이렇게 우리 4 식구는 화창한 날씨를 만끽하기 위해 봄나들이를 나갔다. 하늘이 투명하고 맑다며 엄마가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라고 하셨다. 정말 참 깨끗했다. 우리는 그렇게 봄 날씨를 충분히 즐기고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에 들어갔다.
“흡연석, 금연석 중 어디로 하시겠어요?”
안내하는 누나의 말에 엄마는 금연석을 선택하셨다. 자리를 안내받았고 우리는 식사를 기다리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자꾸만 엄마가 기침을 하셨고, 나랑 내 동생도 공기가 답답하다고 느꼈다. 그러자 아빠가
“여긴 흡연석 같은데?”
하고 말씀하셨다. 주위를 둘러보니까 정말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엄마는 다시 금연석을 부탁하셨다. 그런데 아까 자리를 안내해 준 누나는
“여기도 금연석인데요.”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앉은 자리는 금연석과 흡연석의 경계 자리였던 것이다. 흡연석에 가장 가까운 금연석! 줄을 그으면 오른쪽은 흡연석, 왼쪽은 금연석이었던 것이다.
그 때부터 우리는 식사가 끝날 때까지 담배 연기와 함께 식사를 해야만 했다. 내 머릿속에 만화 속의 한 장면처럼 어떤 그림이 떠올랐다. 깨끗하고 하얀 연기와 까맣고 뿌연 연기가 가운데 줄을 중심으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장면이었다.
서로 줄을 넘지는 않았지만 하얀 연기의 색이 자꾸만 혼탁해지는 듯한 느낌……. 그토록 좋았던 기분이 조금씩 상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가까이서 담배 연기를 맡아 본 건 처음이었는데, 옆에만 있어도 숨쉬기가 힘들었다. 그 연기를 다 들이마시는 어른들이 정말 신기하고 이해가 안 갔다.
‘저 나쁜 공기 속에서 식사를 해도 맛이 있을까?’
줄을 그어서 이쪽 저쪽으로 나눈다고 연기들도 줄 긋기의 금을 넘지 않고 잘 버텨 줄까? 텔레비전만 틀어도, 신문만 보아도 담배가 얼마나 몸에 해로운지가 나오는데, 담배를 피우는 어른들은 자신들의 건강도 해치고 주변 사람들의 건강도 해친다는 사실을 정말 모르시는 걸까?
줄 긋기의 금연석 영역이 자꾸만 자꾸만 커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 나라 전역이 줄 긋기의 금연석 쪽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모두의 건강을 위해서 말이다.
우리 가족은 식사를 끝내고 식당을 나와서 아직도 맑은 고마운 하늘을 올려다보며 크게 심호흡을 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