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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후기
작성자 청천중 등록일 09.05.02 조회수 237
오늘은 우리 지역에 있는 양로원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러가는 날이다.
우리 집과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양로원이 있었는데, 초등학교 때 한 번 가본 후로는 방문한 경험이 없었다. 기대와 설렘을 잔뜩 안고 양로원 앞에 도착! 양로원 방문을 주도하신 영어 선생님께서 도착하지 않으셔서, 우리는 영어 선생님이 오시길 기다리며 자유분방하게 놀았다. 몇 십분 지났을까?
저기 멀리서 낯선 차가 보이더니 영어 선생님이 도착하셨다.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 영어선생님의 차엔 영어선 생님만 계신 것이 아니었다.
알고 보니 영어선생님께선 사모님과 아들을 데려오신 것이 아닌가? 영어 선생님의 깊은 뜻을 누가 예상했으랴.
영어선생님도 오셨으니 우린 모두 양로원에 들어가 사회복지 사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들었다.
우리들의 방문을 굉장히 환영한다는 듯 기쁜 목소리로 우리에게 각자 조별로 나뉘어서 자기가 맡은 담당구역을 청소하라고 하셨다. 말이 떨어지자마자 아이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져 청소하기 시작했다.
우리 조 또한 할머니, 할아버지가 식사하시는 곳인 식당을 쓸고, 닦고, 털면서 열심히 청소했다.
식당 벽에는 ‘근육, 뼈를 튼튼하게 하는 운동’등을 비롯한 건강상식을 알려주는 글이 붙어있었고, 상에는 각자 할머니, 할아버지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청소가 끝난 뒤엔 마당으로 나가 꽃을 심는 작업을 했다.
사회복지 사 님은 “꽃을 심는 이유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마음이 좀 더 평온해지고 여유로워지고 아름다워지라고 심는 겁니다. 또, 조금이나마 외로움이 가시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심은 거기도 하고요.”라고 말씀하셨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외로움이 조금이라도 가실 수만 있다면. 하는 생각에 난 열심히 심고 또 심고 다듬었다.
아이들 모두 열심히 땀을 흘려가며 너도나도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무척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
꽃밭 가꾸기가 다 끝나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할머니, 할아버지들 기쁘게 해드리기에 돌입했다.
우린 모두 2층으로 올라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찾아뵈어 인사했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머무르시는 방은 깔끔하고 아담하게 정돈되어있었다.
그런데 난 방에서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졌다.
아무리 시설이 좋다 한들 마음에 담겨져 있는 외로움이 가실 리 없었다.
그리고 아무리 우리가 잘해드린다 한들 ‘가족’ 보다 더 좋은 건 없다는 사실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외로움과 그리움이 방에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무척이나 쓸쓸하고 아파왔다.
나는 그 때 새삼 ‘가족’이 내게 얼마나 소중하고, 나를 살게 해주고, 나를 설 수 있게 지탱해주는 가를 가슴 깊이 느끼게 되었다. 슬픔을 뒤로 한 채, 씩씩하게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모시고 장기 자랑하는 곳으로 모셔갔다.
한 곳에 모이신 모습을 보니 꽤 많은 인원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계셨다. 영어 선생님의 애창곡을 듣고, 학생들의 장기 자랑도 보며 우리도 즐거웠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함박웃음을 지으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난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장기 자랑시간이 끝나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점심식사를 하시도록 1층으로 내려가셔야 했는데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가라는 영어선생님의 말씀에 난 할머니 한 분을 모시고 내려갔다.
내가 손을 잡자 할머니도 손녀가 잡아주는 것 마냥 좋으셨는지 꼭 쥐셨다.
할머니의 거칠어진 손을 보곤 우리 할머니가 떠올라 괜시리 눈물이 핑 돌았다.
내려가면서 할머니가 주무시는 방은 어디신지, 오늘 즐거우셨는지 등 말을 걸어드렸다. 할머니는 무척 기뻐하셨다.
모든 활동이 끝나고, 우린 복지 사 님을 비롯한 양로원에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인사를 드리고는 그 곳을 나왔다.
양로원을 나서면서 아이들의 얼굴을 훑어보니, 아이들의 얼굴엔 모두들 오길 잘했다는 듯, 얼굴에 미소를 한가득 머금고 있었다. 나 또한 느낀 것도 많고 배운 것도 많은 하루였다.
만약, 다음에 또 양로원 방문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서슴없이 ‘희망함’을 선택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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