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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강한 사람입니다' • 조서연 승인 2019.07.16 14:11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시작한 합기도, 10년차 고교 1학년에 3단 부사범된 충북산과고 이주호 학생'존경하는 사람은 관장님, 사범이 되고 싶어요' 축제 분위기에 한창 들뜬 충북산과고. 교실은 텅텅 비어있고, 음악과 함성소리가 저 멀리에서 아득하게 들린다. 오후 두시경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하고 조용한 학교. 그곳에서 이주호 학생(산과고1, 옥천읍 문정리)을 만났다. 이주호 학생이 시범대련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한 합기도는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날 적부터 몸이 약해서 입으로 들어간 것이 입으로 나오기 일쑤였던 어린 이주호 학생이, 형을 따라 간 도장에서 첫날부터 하릴없이 앉아있던 것은 통상의 일이었다. 아마 그때 이주호 학생의 특기였던 옆돌기가 합기도 관장의 눈에 띄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그것을 칭찬해주지 않았더라면, 이주호 학생은 지금까지도 그저 몸이 약한 아이였을지도 모른다. 이주호 학생과 친구들이 제17회 전국청소년무예왕선발대회 입상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던가. 조그마했던 아이는 어느새 합기도 3단의 부사범이 되었다. 도장의 수업을 맡아 진행하기도 한다고. “상을 많이 타면 6학년 12월부터 3단을 따는 게 가능한데, 운동만 하면 중학교 3학년이 돼야 하거든요. 저는 중학교 2학년 12월에 3단을 땄어요.” 뿌듯한 듯 수줍은 듯 넌지시 내미는 자랑거리들이 차곡차곡 취재노트에 쌓였다. 시범단에 속해 중국으로 교류하러 떠나는 이야기, 주변 친구들 중 혼자서 3단을 딴 이야기, 작년 대회에서 중등부 1등을 한 이야기들이 오가는 동안에는 의젓한 부사범님도 영락없는 고교 1학년이다. 관장님의 생신 기념파티를 벌인 뒤 기념사진. 맨 뒷줄 맨 왼쪽이 관장님이고 같은 줄 맨 오른쪽이 이주호 학생이다. “여름에는 더워서 땀이 나고, 그러면 찝찝하잖아요. 합기도를 하면서 땀이 날 때는 그렇지가 않아요. 그냥 즐겁고 신나요.” 합기도 이야기를 하며 긴장했던 표정도 점점 풀어지는 이주호 학생. 존경하는 관장님의 밑에서 사범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물었다. “원래 성격이 좋지 않았어요. 욱하는 성질도 있었고요. 많이 울기도 했어요. 합기도 시작했을 때도 하루에 한 번은 울었던 것 같아요. 그랬던 것들이 관장님께 배우면서 사라졌어요. 좀 더 차분하고 냉철해졌다고 생각해요. 강해진 거죠.” ‘강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모습은 또 번듯하게 묵직하다. 어리고 약하던 아이는 어느새 그렇게 묵묵히 자라고 있었다. 저작권자 © 옥천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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