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편집자주] 알고 먹으면 나물로도 근육을 만든다. 현미잡곡으로도 병세를 호전시킨다. 구제역, 조류독감 등 동물판 홀로코스트는 우리의 지나친 육식이 부른 비극이다. 내가 습관을 바꾸면 자연과 사회가 달라진다. 머니투데이는 채식을 실천하는 의사·치의사·한의사 모임인 '베지닥터'와 함께 우리 몸과 자연을 살리는 채식노하우를 전한다.
[[이로운 몸짱, 의사들이 채식하는 이유]<2>머리 좋아지는 식단과 생활습관]
두 돌 된 아이를 둔 이모씨(수원 매산동·33)는 아이의 거의 모든 식단에 브로콜리를 넣는다. 아이 입맛을 길들이기 위해서 비타민C가 풍부한 브로콜리를 이유식부터 계속 포함시켰다.
모유 수유 중인 신모씨(서울 문래동·32)는 아이를 위해 자신의 식단을 관리한다. 임신 전 즐겼던 매운 카레는 아이한테 자극적 일까봐 수유기엔 먹지 않기로 했다. 대신 비타민이 풍부한 녹색채소와 과일을 챙겨 먹는다.
전문가들은 아이를 건강하고 똑똑하게 키우고 싶다면 오메가3가 풍부한 자연밥상을 차리라고 권한다. 우리 전통밥상에 자주 올라오는 고등어·꽁치 같은 등 푸른 생선에는 오메가3, 두부 등 콩 식품에는 식물성 단백질과 미네랄, 각종 채소에는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비타민C가 풍부한 웰빙식품 브로콜리. |
오메가3에는 뇌와 눈을 좋게 하는 필수 영양소인 DHA가 들어 있다. 이 성분은 뇌세포가 세포막 유동성을 유지하고 화학반응을 올바르게 인식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
미네랄은 두뇌작용을 높이고 정서와 신경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B5와 B6은 신경 안정을 돕고 신경장애를 예방한다.
정인권 새아침연합내과 원장은 "뇌 발달에 좋은 영양소를 섭취 못 한 아이는 과잉행동, 주의력결핍, 우울증, 정신이상증세와 관련이 깊어지며 이것이 반사회적 행동에 영향을 준다고 강조하는 저서들이 있다"고 말했다.
오메가3와 각종 미네랄, 비타민은 호두 등 견과류와 아마씨·해바라기씨·참깨·들깨 등 씨앗에 풍부하다. 이런 음식은 임신시 태아의 두뇌발달에 도움을 주고, 모유 수유시 모유의 질을 높인다.
반대로 두뇌에 해로운 음식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견해도 있다. 신우섭 오뚝이재활클리닉 원장은 "두뇌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정작 두뇌를 망가뜨리는 음식이 무엇인지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설탕은 성장기 아이들이 피해야 할 식품"이라고 말했다.
신 원장은 "설탕을 지나치게 많이 먹는 아이는 인슐린 과다 분비로 저혈당증이 생기기 쉽고 이것이 짜증이나 과잉행동·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있다"고 설명했다.
두뇌발달을 위해 음식만큼 중요한 것이 생활습관이다. 김혜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요즘 아이들이 학업 부담 때문에 저녁 식사를 학원가 근처에서 사먹고 있다"며 "간편한 패스트푸드를 좋아하게 되면서 야채를 먹지 않고 편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은 정서적 교류를 통한 두뇌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 김 위원은 "요즘 젊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주는 것 같다"며 "아이의 정서를 불안정하게 만들 경우, 오히려 두뇌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무리 좋은 영양제도 자연식품이 갖고 있는 수만 가지 영양소를 대체 할 수 없다. 아이에게 가장 좋은 교육은 밥상머리에서 시작한다. 아이가 학습의욕이 없거나 산만해서 걱정이라면 가족의 식단과 밥상문화부터 바꿔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