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엔 왜 빈대떡이 당길까? 스포츠서울 2010-07-02
‘음식과 날씨’
왜 비가 오는 날엔 빈대떡이 당길까? 뜨거운 칼국수나 지글지글 삼겹살이 생각난다는 이들도 많다. 또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아침에는 뜨끈 뜨끈한 뚝배기가 떠오르고 덥고 쨍쨍한 날엔 시원한 물김치나 냉면이 입맛을 당긴다. 둘러보면 분명히 날씨에 따라 생각나는 음식들이 달라진다.
이처럼 기상에 따라 음식에 대한 욕구가 달리 생겨나는 이유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다. 돼지 비계를 지져 그 기름에 무쳐먹는 빈대떡은 오래전부터 서민들의 간식거리로 인기를 끌어온 음식.
이런 김치전이나 빈대떡을 비가 오는 날 즐겨 먹게되는 이유에는 바로 전통적인 요인이 강하다. 농경문화권이었던 우리나라에선 오랜 가뭄 끝 내린 비에 물꼬를 틀지않는다면 보통 쉬기 마련이다.
이런 날 국수를 삶아 먹거나 전이나 빈대떡을 부쳐먹던 관습이 유전자 속에 녹아. 으레 비가 죽죽 내리는 날이면 국수틀이나 번철을 꺼내들게 되는 것이다.
또 장마가 며칠씩 이어지면 저기압의 영향으로 연기가 낮게 깔리는 탓에 다른 집에서 부쳐먹는 빈대떡의 고소한 냄새가 유독 널리 퍼진다. 기후에 따른 입맛은 인지상정이라 일본에서도 비오는 날 라멘집이나 오코노미야키집이 붐빈다.
삼겹살이 당기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또 비오는 날은 기온도 2~3도 이상 낮아 으슬으슬 추운 날씨에 어울리는 음식을 찾게 되는데. 이것이 칼국수나 국밥. 그리고 삼겹살이다.
이런 날 따뜻한 국물을 훌훌 마시고 지글지글 삼겹살을 구워먹는 것은 분위기에도 딱 맞다. 추운 날에는 칼로리 소모가 많은 탓에 기름기 많은 음식을 찾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요인이다.
홍어를 찾는 이들도 있는데. 예전처럼 공중 위생이 좋지 않을 때는 비오는 날 음식을 잘못 먹고 배앓이를 하기 십상이라. 아예 알칼리성 홍어를 탁배기 안주로 먹으며 복통을 방지했기 때문이다.
반면 햇볕 쨍쨍한 날에는 뜨거운 국물 음식이나 튀긴 음식을 기피하게 된다. 불을 앞에 놓고 먹는 것은 물론이며 기름진 음식이 입안에 남으면 불쾌지수가 더 올라간다.
이런 날은 시원하고 담백한 음식이 인기다. 냉면이나 김치말이 국수. 이마도 귀찮으면 찬밥에 물을 말아 오이지 한쪽 올려놓고 훌훌 마시는 편이 잃은 입맛을 살리기에 더 낫다.
찬 음식은 담백할수록 맛이 난다. 시큼한 식초를 넣어먹으면 ‘소독’도 되고 입맛도 살아난다. 뜨거운 여름철. 일기예보를 보고 메뉴를 정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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