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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는 아이에게 질 줄도 알아야
작성자 양재숙 등록일 12.04.30 조회수 275

꼴찌 아들 우등생으로 만든 엄마표 공부법
사춘기때 잘잘못만 따지면
반항심에 럭비공처럼 튀어

학부모 지인 중에 남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한 아들을 둔 분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영재로 자랐고, 예의가 바르고 모범적이었으며, 꽃미남 얼굴에 리더십까지 있어 반장은 물론 중학교에 올라와 전교회장으로 활동하는, 그야말로 어느 한 가지도 빠진 게 없었다. 이른바 ‘엄친아’로 불리며 많은 엄마들의 주목과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과학을 잘했다. 과학고로 진학해 과학인재로 자라날 것이 분명한 학생이었다. 이러한 부러운 아들을 키운 지인이 어느 날 만난 내게 상담을 요청하며 놀라운 이야기를 전했다.

“어제 나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 어처구니가 없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젯밤 아들이 진로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 있다며 가족을 모았단다. 지인과 가족은 별생각 없이 당연히 공부 관련 이야기인 줄 알고 잠자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들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 말은 가족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앞으로 저의 진로를 댄서로 정했어요.” 지인은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되물었다.

“댄서? 그거 춤추는 거 아니니? 네가?” 당연한 반문이었다. 그때까지 지인은 이 얌전한 아들이 평소 공부하는 모습만 보아왔고, 음악을 좋아하는 모습은커녕 흥얼거리는 노랫소리 한번 들어보지 못했다. 나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인은 흥분과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듯했다. 듣고 있는 나 또한 평소 봐온 그 아이의 얌전한 성격이나 수줍음 많던 모습들을 떠올리며 상상되지 않는 뜻밖의 이야기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놀란 것도 잠시, 드디어 그 집도 예외 없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녀를 키우다 보면 이렇듯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자녀의 급격한 변화가 예고도 없이 갑자기 찾아온다. 성격이 완전히 바뀐다든가, 혹은 지인의 아들처럼 갑자기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 등 여러 가지 모습으로 찾아와 엄마들로 하여금 당황하게 만들며, 내 자식을 낯설게 만들어버리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사춘기다.

어느 엄마가 이런 말씀을 남겼다. 사춘기 자녀를 겪어보지 않았다면 인생을 논하지 말라! 부모에게 있어서 변화된 자녀의 마음을 얻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웠으면 이런 말이 나올까 싶다. 많은 부모들이 이 시기에 자식 때문에 눈물 한 바가지씩 쏟기 마련이다. 자녀에게 이 사춘기는 어떤 시기인가?

첫 번째로 반항의 시기, 모든 것을 잔소리로 듣고 빗나가기 일쑤이며, 오로지 친구들과 놀고만 싶고 이성에 눈을 떠서 어른처럼 행동하려는 시기이다. 두 번째로는 좌절과 절망을 느끼는 위험한 시기다. 마지막으로 스스로 미래를 그리고 열정과 꿈이 넘치며 큰 비전을 가지고 높이 나는 시기다.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맞이하며 하루하루 변화를 거듭하는 질풍노도의 시기인 것이다. 이 변화무쌍하고 불안정한 시기에 엄마들이 기억할 것은 한 가지다. 바로 이 순간 부모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딸과 아들의 사춘기를 겪어본 엄마로서 조언하자면 ‘역지사지’가 답이다.

내가 아이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이다. 나 또한 겪었던 사춘기를 생각하며 “그렇게 하면 안 돼”가 아니라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며, 긍정의 시각으로 자녀를 바라봐야만 해법이 나온다. 사춘기의 특징 중 하나로, 부모님과 감정대립을 하는 경우가 많다. 화가 난 부모님은 까닥 잘못하면 자녀의 자존감을 낮추는 말들을 쏟아낼 수 있는데, 그것은 자녀들이 부모에게서 마음의 문을 닫도록 만드는 1순위가 되고 만다. 또한 심각한 상처를 받아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이 시기에는 자녀에게 무조건적인 사랑과 이해를 주어야만 소통과 대화를 할 수 있으며 부모가 자녀에게 질 줄 아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자녀가 자신만의 세계를 가지려고 부모의 눈을 속이고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조금은 못 본 척, 못 들은 척 넘어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것이 아닌가 싶다. 사춘기 때 지나치게 잘잘못을 따져들면 아이들은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른다. 누구나 사춘기를 겪는다.

10대 때 사춘기를 겪는 것은 이 단계를 거쳐 성숙한 한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함이다.

김민숙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자녀 교육하기/공부하기> 수기 공모전 우수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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