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누리(역사토론)

1. 명칭

 : 가온누리 ('세상의 중심에 서다' 라는 뜻을 가진 순 우리말)

2. 목적

: 우리나라의 역사를 바로 알기위해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탐구한다.

3. 활동방향

① 역사탐방을 통한 역사의식 함양

② 역사와 관련된 자료를 통한 사고의 확대

③ 한국사 검정 능력시험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한 경험 습득

 

노근리 독후감

이름 김다소 등록일 10.10.25 조회수 94
 

<우리에게 영원히 기억되어야 할 그 이름, 노근리>

충주여자고등학교

2학년 6반 1번 김다소


 노근리 사건. 사실 역사동아리에서 ‘작은 연못’을 볼 기회가 없었더라면 나는 아직도 노근리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을 것이다. 동아리 담당선생님이신 역사 선생님께서 ‘작은 연못’과 관련된 책을 하나씩 읽어오라고 하셔서 고른 책이 노근리 사건을 직접 경험하신 정은용씨의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이었다. 평소 작가가 허구로 창조해낸 소설책보다는 논픽션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실화소설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고, 다fms 책들에서도 노근리에 대해 자세히 쓰여 있어 노근리 사건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을지라도 실제 경험하신 분에게서 듣는 노근리 사건은 더욱 그 비참한 참상을 생생하고, 마음에 와 닿게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이 책을 선택했는데 다 읽고 나니 나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는 1인칭주인공시점으로 서술되고 있다. 그래서 주인공이 경험하지 못한 몇몇 많은 일은 서술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몇몇 특별한 사건들이 일어났던 날에 대한 설명이 장마다 함께 나와 있었고, 주인공이 겪지 못했지만, 그 당시 다른 사람들이 겪었던 여러 일들을 그 일을 겪으신 분들에게서 듣고 적어놓았다. 그 덕분에 놓칠 수 있던 정보들을 제공받을 수 있었고, 개인에 국한된 사건이 아니라 6.25전쟁 때의 상황과 함께 읽어 내려감으로써 전체 맥락을 파악하며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아내와 아직 어린 아들, 딸이 있는 가정의 가장이지만 북한의 남침으로 말미암아 가족들을 두고 남쪽으로 피난을 가게 되는 주인공은 고생 끝에 겨우 부산에 도착해 아내를 만나지만 두 아이는 아내와 함께 있지 않았고, 아내는 심한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아내에게서 듣게 된 노근리 사건이야기는 두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자책감이 깃들어 있어서일까 그 어떤 이야기보다 슬펐고, 그 잔인한 양민학살의 묘사는 유족 분들에게 죄송하게도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안 생긴 것에 대해 감사기도를 드리게 하였다. 아내는 두 아이와 가족들, 그리고 다른 피난민들과 함께 미군들이 그들을 지켜줄 것이라는 굳은 믿음을 가지고 남쪽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그러나 하늘에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소나기처럼 순식간에 전투기가 나타나 죄 없는 피난민들을 인정사정없이 쏘기 시작해 허겁지겁 달려서 도망친 피난민들은 충북 영도 황간면 노근리 쌍굴다리로 피신하게 된다. 이때 그들의 심정이 어땠을까. 총이란 걸 태어나서 한 번도 보지 못했을 것이고, 그저 농사만 지으며 동네 사람들과 다투는 일없이 오순도순 살던 그들이 죽음의 문턱에 다다라서 그들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 반추하기도 전에 순식간에 쏟아지는 총알세례를 받아야 했던 그 상황에 내가 처해있었더라면 나는 어땠을까. 생각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무리였다. 대부분의 사람이 건강하게 장수하고, 많은 것을 이뤄놓고도 죽을 때가 되면 죽는 것을 두려워하는 데 죽음에 대한 생각조차 없던 그들은 얼마나 두려웠을까. 자신들이 누구에 의해서 공격을 받는지도 알지 못했고, 정말 죄 없고 깨끗한 아이들마저 죽는 것을 바라볼 때 그 부모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지 그 장면을 떠올리는 것조차도 버겁고, 마음이 안개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는 것처럼 답답하다. 아이들과 함께 다리 안으로 들어가 언제쯤 발포가 끝날까에 대해 고민하며 지쳐가고 있던 아내는 칭얼대는 손녀를 데리고 나간 어머니가 넋을 잃고 빈손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게 된다. 다리 밖으로 나가자마자 마구잡이로 발사된 총알에 맞아 즉사한 것이었다. 아내는 충격에 휩싸이고, 겨우 다리를 나와서 부산으로 가려고 하는 와중에 아들마저 미군의 학살로 잃게 된다. 아내도 총상을 입어 부산의 병원으로 호송되지만, 아내는 매일같이 죄책감에 시달리며 눈물로 하루를 보낸다. 죽은 두 아이도 물론 불쌍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아내가 너무 불쌍하고 안쓰러웠다. 두 아이를 잃은 채 자책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그것이 죽는 것보다 더 나은 게 있었을까. 얼마나 큰 고통 속에서 살아갔을지 나는 조금이나마 짐작도 가지 않았다. 이 가족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것 못지않은 고통을 겪은 이야기도 나왔고, 그 모든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전쟁은 ‘암’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치료하고 싶다고 함부로 치료할 수 없고, 다 제거했다고 생각해도 다시 나타나는 암. 책을 읽고 나서도 한동안 내 머릿속에는 책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갔던 사람들의 잔상이 남아있었는데 실제로 그 고통을 옆에서 지켜봤던 사건 당사자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나는 정은용씨의 이 책을 읽고 나서 역사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작은 연못’을 봤다. 비록 글로 읽는 것이었지만 괜히 잘 자고 계시던 엄마의 얼굴을 확인할 정도로 책을 통해 노근리의 참상에 대해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영화나 다른 영상들을 통해선 그 참혹한 광경을 좀 더 현실감 있고, 사실적으로 느낄 수는 있었지만 별로 큰 충격이나 공포를 느끼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노근리 사건을 모르는 지금, 이런 영화와 같은 매체들의 힘은 어쩌면 책의 영향력보다 더욱 클 것이다. 영화나 영상을 본 사람들이 노근리 사건으로 말미암아 오늘날까지도 눈물짓고 있는 수많은 유족들과 피해자들에 대해 알게 되고,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다면 노근리 사건은 더 이상 소수의 사람들 속에서만 살아 있는 이야기가 아닌 모두의 마음속에 살아있는 역사가 될 것이다. 노근리 사건은 많은 이들의 인생의 밝고, 희망찬 미래의 페이지를 짓밟아버렸고, 한번 스며들면 지울 수 없는 잉크와 같은 상처를 주었다. 그리고 거의 6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그 상처들은 최복되지 않고 있어 다시금 전쟁의 그 어마어마하고, 무서운 힘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런 무섭고, 가슴 아픈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우리의 역사인 노근리 사건을 기억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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