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2반

콩깍지 속에서 콩알들이 여물어가듯
따뜻하고 건강한 우리반입니다. 
콩깍지 속 콩알 24개
  • 선생님 : 최유라
  • 학생수 : 남 12명 / 여 12명

10월 17일 수요일 - 비치백 만들기를 했어요.

이름 최유라 등록일 18.10.17 조회수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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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모님 작품 출품할 학부모님은 미리 학생 편에 알려주세요.
 - 공간 마련을 위해 작품 출품 수를 알아야 하나봐요^^ 
 학생 편에 미리 엄마/아빠 작품 낼 거야~ 하고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다음주까지 낙엽이 보이면 주워 오기 
 - 다음주에 낙엽으로 꾸미기 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학교 주변을 돌면서 낙엽을 주워 말려서 쓸 텐데,
 주말에 다른 지역에 가거나, 등하굣길에 보이면 낙엽을 주워와도 된다고 했어요^^ 우리 학교에는 없는 단풍이나 낙엽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단, 더러운 것, 물에 젖은 것 들은 가지고 오지 않도록 이야기는 해주었어요.
 - 반드시 낙엽을 주워와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에서 다 같이 주울 거니까요^^
 - 아침마다 주워온 낙엽은 사물함에 넣어두거나 선생님에게 제출해서 함께 쓰거나 할 예정입니다. 
 주말에 놀러 가시거나, 집 주변 한 바퀴 돌게 되시면 단풍 구경도 하시고 예쁜 잎도 보내주세요.

3. 친구 때리지 않기, 놀리지 않기, 폭력은 절대 안돼요!!!!!!!!!!
 - 오늘 점심시간에 있었던 일 때문에 5교시는 또 잔소리를 하며 보냈어요.
 그래서 폭력은 절대 절대 안 된다고 알림자에 썼답니다. 

4. 사람, 길, 차, 감기, 미세먼지조심

-

오늘은 받아쓰기 하는 날이었어요.
받아쓰기 하는 날은 아침활동 시간 내내 우리반이 정말 조용하답니다. 
2학년이 그러기 힘든데, 차분히 앉아서 해야 할 일을 하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1교시에는 받아쓰기를 하고, 오늘의 수업에 대해 안내를 해주었어요.
2~3교시에는 투명가방(비치백) 만들기를 했습니다.
원래는 바닷속이라는 주제가 정해져있는 세트인데,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도록 했습니다.
미리 과제를 내주어서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을 미리 가져온 아이도 있었고,
스티커도 챙겨왔더라구요.
저는 색칠공부 파일을 뽑아서 교실에 두고, 
또 그림파일을 뽑아주어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하도록 도와주었답니다.
일단 전시회 공간이 얼마나 나올지를 알지 못 해 
가급적이면 모든 작품을 걸려고 하지만, 
혹시 공간이 부족하면 여러개 만든 것 중 그 학생이 제일 잘 한 것으로 전시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지금 계속 고민중인데,
따로 뭔가를 만들지는 않고
가을 수업 중에 나오는 작품들로 만들려고 합니다.
(가을 낙엽으로 꾸미기, 가을 열매 만들기 등)

아이들에게 학습 외적인 일로 너무 스트레스를 안 줘야겠다는 생각과,
그래도 전시회니까 다른 사람이 와서 봤을 때 부끄럽진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매일 싸워요.
두 생각의 중간 어딘가에서 잘 조절하여,
스스로의 작품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 전시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집에 아이의 멋진 작품이 있으면 보내주세요. 




칠판이 어두운 색이라 a4용지를 하나씩 넣어서 작품 감상을 했어요.
전시를 할 때는 어떻게 할지 고민중입니다.


4교시에는 알림장을 쓰고, 작품을 같이 감상했습니다. 친구들이 멋지게 잘 만들어서 다 같이 보면서 칭찬했습니다. 

점심시간에 운동장에 나가다 보니 이런 저런 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오늘은 한 친구가 인도가 아닌 차도쪽(학교 밖은 아니고 학교 안에 차가 다니는 곳)에서 뛰어서 
친구들에게 혼이 나서(!!!!) 울뻔 했어요. 
제가 하도 차도로 다니면 다친다고 혼을 냈더니,
술래잡기 하다 차도로 뛰어간 친구에게 엄청 잔소리를 했나봐요.
잔소리를 들은 친구는 엄청 북받치고 ㅠㅠ 
그래서 잔소리해준 친구들에게는 잘 했다고 해주고,
잘못한 친구에게는 차도는 위험하다고 다시 말해주었습니다. 
제가 열심히 잔소리를 했더니 효과가 있긴 한데, 이런 방향의 일들이 생길 줄은 몰랐네요.

그리고 또 친구들끼리 술래잡기하고 놀다가 놀리고 때리는 일이 발생했어요.
원래도 폭력과 관련된 일이 생기면 정말 무섭게 혼을 내요.
오늘은 더 크게 혼을 냈어요.
이제 3학년에 올려보내야 하는데, 싶어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고 (이건 제가 반성해야겠지요 ㅠ)
아이들과 제가 익숙해지고 서로 가까워지다 보니, 
잔소리 정도는 기억에 잘 남지 않게 되고 웃으면서 넘어가는 일들이 많아져서
잘못한 부분은 잘못했다고 따끔하게 혼을 냈답니다.
덕분에 5교시에 운동장 나가기로 했던 것은 취소가 되었답니다 (미세먼지 걱정도 되고)

혼을 다 낸 후에는 
꼭 아이들에게 사과를 하고, 먼저 제 마음을 말합니다.
오늘 아이들에게 했던 말을 간단히 옮겨둡니다. 
가정에서도 함께 말씀해주시면 좋겠다는 마음과,
또 동시에 아이에게 혼내고 나서 반성하기 위해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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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우리반 친구들에게 사과합니다.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함께 혼이 나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래 하려고 했던 수업을 못 하게 된 것도 미안합니다.
더불어 오늘 혼이 난 **이에게도 사과합니다.
친구들이 있는 장소에서 혼이 난 것도, 잘잘못을 떠나서 어쨌든 큰 소리를 듣게 한 것도 미안합니다.
이렇게 모두가 듣도록 혼을 낸 것은, 이것은 **이만 하는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었어요. 
함께 듣고 함께 반성하고 함께 고민했으면 해요. 

선생님은 보통 이렇게 화를 내지 않아요. 언제 선생님이 큰 소리를 내며 화를 내죠? 
맞아요. 친구를 때리면 그래요.
왜냐하면 친구를 때리는 행동은 '폭력'이라는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지켜야 하는 약속 중 하나기 때문이에요. 만약 지금 다른 사람을 때리는 행동을 고치지 못 하고 더 커버리면 정말로 경찰에 잡혀 가 감옥에 갈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일부러 선생님이 더 무섭게 화를 내요.
왜냐하면 선생님이 그냥 '친구 때리지마~' 말하고 넘기면 여러분들이 그걸 기억할까요? 
그렇죠. 다 금방 잊어버릴거예요.
사실 다른 잔소리들은 잊어도 괜찮아요. 사람은 누구나 부족한 부분이 있고, 또 아직 여러분은 9살이니까.
좀 못 해도 괜찮고, 실수할 수도 있죠.
하지만 폭력은 다르다고 했어요. 어떤 사람도 어느 순간에도 하면 안 되는 일 중 하나에요.
그래서 이렇게 혼이 나면? 이 기억이 강하게 남아있다가 친구를 때리면 안되는구나 생각이 날 거에요.
그래서 선생님은 화를 내는 것, 큰 소리를 내는 것이 싫지만 온 힘을 다 해서 혼을 내는 거에요.

물론 모든 친구를 때린 사람이 범죄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또 다른 걱정이 있어요. 
바로 주변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만약 **이가 계속 이렇게 친구를 때리면 친구들은 **이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친구를 때리는 애' 라고 생각을 하겠지요? 
그럼 3학년이 되고 4학년이 되고, 나중에 더 크면 친구를 때리는 애라고 기억에 남아있는 **이와 함께 놀고 싶을까요?
그게 너무 큰 걱정이예요.
왜냐하면 선생님은 **이가 좋은 점이 많고 예쁜 아이라는 것을 알거든요.
**이랑 놀면 재미있어요. 그쵸? 그리고 마음이 정말 긍정적이에요.
선생님이 잘못해서 혼을 내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네, 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은 9살보다 훨씬 더 큰 마음이에요.
그런 좋은 장점을 많이 가진 **이를, '친구를 때리는 애'라고 기억에 남겨두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 점을 고쳤으면 좋겠는거에요.

잠깐 선생님에게 혼났던 기억을 떠올려보세요. 내가 맨날 무엇때문에 혼날까. 잔소리들을까.
선생님은 여러분의 그 부분이 걱정이 되는거에요. 
훨씬 장점도 좋은 점도 많은 예쁜 우리반 친구가 단점 하나때문에 그렇게 기억에 남을까봐.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데 오해받으며 자랄까봐. 

그래서 선생님은 **이가 정말 좋고 예쁘고 장점도 잘 아는데 크게 혼을 냈어요.
그래서 이렇게 힘이 빠져요. 미워하고 싫어하는 사람에게 화내는 건 쉬워요.
그런데 좋아하는 우리반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건 마음이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가면 울어요.
부모님도 비슷한 마음으로 여러분을 혼내실거에요. 그리고 많이 울거에요.
지금도 울고 싶어요. 혼을 안 내고 웃기만 했으면 좋겠는데, 선생님은 선생님이기때문에 그럴 수가 없어요.
선생님은 나쁜 선생님, 화내는 선생님이 되어도 좋아요.
하지만 너희끼리는 친구들이 좋은 친구들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폭력은 안돼요. 
선생님이 친구를 때릴 것 같다 하면 어떻게 하라고 했죠? 
맞아요. 다시 알려줄게요.
만약 친구를 때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는 일이라면 선생님한테 와서 고자질하세요. 
선생님이 들어주고 안아주고 그 친구도 혼내줄게요. 
혼내고 나면 서로 화해도 하게 해주고, 더 재미있게 놀 방법도 생각할게요. 
여러분들은 친구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나쁜 역할은 선생님이 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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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쓰니 더더욱 부끄럽습니다. 
가정과 함께 교육하기 위해 늘 교실을 공개하려 애쓰지만, 민낯을 드러낸 듯 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남기는 것은 더 좋은 방법을 함께 생각해주십사 해서입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했다고 해도 아이들을 혼내는 건 참 힘들고 어렵고 또 반성을 많이 하게 되는 일입니다.
애초에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할 수는 없었을까. 또 다른 방법, 더 좋은 방법은 없었을까 하고요.
그래서 많이 고민이 됩니다.
부모님들은 저보다 더 많이 괴로우시겠다, 저보다 이런 힘든 일을 더 많이 하고 계시겠다 생각하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합니다. 

스스로 계속 기준을 세우고 (크게 혼을 낼 일과 그냥 말로 이야기할 일, 다르게 해결할 일 등)
그 기준에 맞춰서 아이들을 교육하려고 노력하는데,
이것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됩니다. 

혹시 오늘 집에 가서 이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부모님들께서도 함께 이야기를 해주세요. 
그리고 혹시 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저에게도 알려주세요. 
저도 더 많이 공부하고 고민하고 생각하겠습니다.

안전교육을 한 다음, 
오늘은 화낸 선생님이 교실 청소를 할 테니,
너희들은 춤을 추거라 하며 
다 같이 춤추고 마쳤습니다. 
혼을 낸 아이들은 안아주며 선생님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또 어떻게 행동하길 바라는지 이야기해주며 다독여주고 보냈습니다. 

10월 중순이 되니, 조급해집니다. 
아직 가르치지 못 한 것, 못 해준 것들이 많은데,
3학년에 어떻게 올려보내나,
그래도 우리 아이들이 3학년에 가서 이것도 혼이 안 났으면 좋겠고, 이것도 잘했으면 좋겠는데...
마음의 여유가 없어집니다.
저 스스로를 잘 다스려, 2학년 마무리 잘 해서 올려보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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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은 오늘 2~3교시 했던 내용입니다.
제가 사진을 찍어도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하는 아이들. 
(선생님 목소리 큰 것 미리 주의...)
유튜브에 올리는 건 내일 물어보고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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