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3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 선생님 : 개똥이아빠
  • 학생수 : 남 15명 / 여 9명

개똥이네 첫눈 이야기~

이름 김지환 등록일 17.11.23 조회수 207

오늘은 오전에 개똥이들과 나 전달법 두번째 시간을 갖다가

하늘에서 작은 솜털같은 첫눈이 내렸습니다.

수업중에 오는 첫 눈입니다. 3년만이네요. 수업중에 첫눈 ^^


쉬는 시간에 5,6학년 선배개똥이들이 들어와 땡깡과 투정을 부립니다.

작년에는 재작년에는 안왔는데...


오늘이 수능일이라 학교를 안 간 고등학생 개똥이들과 3년전 자장면 맛을 본 중학교 1학년 개똥이들이 전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개똥이네 교실로 자장면 먹으러 간다고~~ ^^

그 녀석들은 자장면 맛을 보았기에 더 생각이 났나봅니다.


그런데...

올해는 첫눈과 함께 자장면을 기다린 개똥이들 만큼

부모님들이 더 기대하고 설렜나봅니다.

몇분에게서는 문자도 오고 홈피 첫눈이벤트 창에는 댓글이 쭈~욱 달렸습니다.^^

이젠 개똥이들 뿐만 아니라 그 부모님들까지도 첫눈 하면 자장면이 떠오를 기세입니다.


오늘은 여러모로 의미있는 날입니다.


지난번에는  나 전달법을 통해 자기의 아쉽고 속상한 일 억울한 일 등을 표현하고 역할극을 통해

친구와 풀어나갔다면 오늘은 나 전달법 그 두번째 시간으로 용기내어 자기의 잘못된 행동이나 숨겨진 마음들을 표현하는 날입니다.

이건 조금 고차원적인 방식입니다. 자기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일 이니까요.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용기를 내어 자기의 잘못을 시인하는 자세를 가진 사람은 이미 용서를 받을 준비도 되어있고 고쳐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주저주저 하는 아이들 속에 사건을 끄집어 내어 하나둘 얘기합니다.

잘못을 얘기하며 울먹이는 아이들도 생깁니다. 눈물이 터지거나 울먹이는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몇몇은 나가서 스스로 마음을 진정시켜 들어오도록 얘기도 했습니다.


가을이 되면  제가 개똥이들에게 자주하는 말이 있습니다.

"너희들은  선생님의 귀한 열매야. 내가 좋은 선생님인지 아닌지는 너희들을 보고 판단하는 거란다. 좋은 열매가 생길 때 선생님은 비로소  좋은 선생님이 되는거지. 선생님은 너희들이 좋은 열매가 되면 참 좋겠다."

정말 제 아이들이 잘 되어지길 바라면서 학교에서 지도하고 가르치지만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과 나쁜 마음을 호되게 질책했습니다.

(눈은 아이들에게 향했지만  목소리는 제 자신을 탓하고 또 탓했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친구와 해결하도록 열어두었습니다.

진심으로 울적이며 사과하는 친구와 사과를 받아주고 용서해주는 친구

서로 가슴을 마주대며 껴안고 다시 또 껴안고.하더군요.


우리반이 특별한 건 아이들끼리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해결할 수 있는 마당이 열려있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갈등요소는 잘못관리되면 크게 곪기도 하지만 극복해나가면 큰 발전의 토대가 됩니다.

갈등을 풀어나가는 방법도 익히며 친구들과 관계를 올바르게 형성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첫눈이 왔음에도 오늘은 검은 자장면 대신  밝은 피자가 배달되었습니다.

 (며칠 전 어느 어머니 한 분이 꼭 먹이고 싶다고 ^^)


오늘은 여러모로 특별한 날이라 다소 늦게 끝났는데

종례인사와 함께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삼사오오 짝을 이루어 다정하게 노는 모습에서

흐뭇한 마음을 가져봅니다. 늦게 끝나 서둘러 학원을 향해 가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밖은 또다시 눈발이 흩날립니다.

오늘은 아이들의 어두웠던 마음이 내리는 흰눈 처럼 밝아진 듯 하여 정말 의미있는 하루를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아이들에게 좋은 열매가 되라고 주문할 것이 아니라 제가 좀더 좋은 나무가 되어야겠습니다.


참, 중요한 이야기!!

자장면은 가장 맛있는 타이밍에 가장 맛있는 것으로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

자장면 시식권은 얻었으니 전문용어로 키핑!! 정도로 해 두죠.

그러나 아쉽게도 부모님들 것은 없습니다.

올해 첫눈은 11월 23일이네요.

뜬금없지만 그녀는 무얼 하고 지내고 있을까요?


첫눈 오던 날 개똥이들 교실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그런데 조작방송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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