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5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1명 / 여 12명

상담주간을 끝내며 & 개똥이들과의 한달나기!

이름 김지환 등록일 15.03.27 조회수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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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결혼해서 딸나면 이렇게 같이 꼭 노래부를겁니다. ㅡㅡ; 꼭이요.)

 

 

 

늘로 1학기 상담주간이 끝이 났습니다.

 

 

제가 눈치없게 여러 부모님들 시간을 많이 뺏은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무려 16 +α 분께서 상담에 응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자기 포장과 자랑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건 아닌지.

사실 학부모총회때 교실로 오시면 많은 분들이 자리를 함께 하는 만큼 자기 홍보를 가장하여 올 개똥이들과 함께 할 1년의 계획을 부모님께 펼쳐보이고 조언과 호응을 받을까 했거든요. ^^ 혹 제 자랑일랑 있었다면 그 아쉬움이라 생각하시고 웃음으로 날려 보내주세요.

하루를 누워 생각하노라면 정말 귀한 시간 쪼개어 오신 분들에게 괜한 근거 없는 자신감과 허세로 오히려 부모님 마음을 벗어난 것 아닌지 염려하게 됩니다.

그래도 용기를 내어주셔서 저에게 어렵거나 무거울 수 있는 여러 이야기도 꺼내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알기가 어려운, 아이들을 이해하는 열쇠를 건네주시고 여러 도움되는 이야기와 부모이야기, 아이들 성장이야기까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가정이고 아픔이 없는 어려움 없는 경우는 없더라구요. 그리고 이 아이들이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주는 것도 대견스럽고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무엇보다 이제는 교사로서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마음으로 다가서고 함께하겠습니다. 제 아이들이 움츠렸던 몸을 일으켜 세우고 가슴을 펴고 활짝 웃는 개똥이로 안내하겠습니다.

제게 전해주신 이야기는 부모님들의 또 하나의 응원으로 알며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그러니

 

함께하신 부모님들께서도

 

괜한 이야기를 꺼낸건 아닌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해버린건 아닌지, 아이를 오해할 수 있는 말을 하게 한건 아닌지, 선생님 마음 불편한 이야기를 나도 모르게 한 건 아닌지, 이런 생각들을 과감히 털어내십시오. 저는 아이들을 좀더 사랑해야겠다는 마음만 간직하겠습니다.

그리고

못다한 상담과 이야기는 제가 아이들과 살아가며 느끼고 안내하고 함께하며 채워가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제가 함께 하는 일들에 큰 응원 보내 주시고 아이들을 향한 관심의 눈길만은 잊지말아주세요.

 

 

또한 분주하시고 피치못할 여러 일들로 상담을 하지 못하신 부모님들께서는 절대 조바심 내지 마십시오.

담임교사이니 상담을 한번은 해야 아이에게 관심이 더 갈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아쉬워 하지 마세요. ^^ 상담을 통해 아이들을 이해하는 면이 적지 않지만 상담이 또한 아니더라도 제가 아이들을 좀더 살펴보며 알아가는 시간 충분히 갖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필요하다면 제가 편하게 상담을 요청할게요. 부모님들께서도 여러 다양한 채널로 수시로 상담해주셔도 됩니다.

 

 

 

상담기간을 보내며 겸손하게 됩니다.

자녀를 위한 부모님 사랑앞에 가정을 위한 그 수고로움 앞에.

 

그리고 제게 맡겨진 아이들 더욱 사랑해야겠음을 절실히 느낀 일주일이었습니다.

 

 

 

이제 2015년 제게 맡겨진 개똥이들과 한달을 지냈습니다.

매년 색깔이 다른 아이들이고 분위기도 다르지만

우리가 호흡을 맞추는 데는 한 달이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수업시간에 웃음코드와 상황을 이해하고 신나게 웃고 도망가는 일도 생기고

선생님의 행동과 말투에 담긴 속 뜻과 마음을 알고 적절히 되받아치기도 하고

남녀 가릴 것 없이 웃으며 하는 가벼운 반항기도 보이기도 하고

도저히 이해 안되게 답답하게 수학문제를 푸는 선생님을 보며 한숨짓고 하나하나 설명해주기도하고

간혹 찾아오는 어른 개똥이와 서슴없이 장난치며 놀기도 하고 선생님의 비밀을 파헤치려고 집요하게 접근하기도 하고

이제는 옛 개똥이가 된 5학년 개똥이들을 조금씩 경계하기도 하고.

쉬는시간 여러명이 선생님주변에 둘러서서 조잘조잘 이야기 보따리 꺼내놓기도 하고

안마를 가장하여 어깨와 팔을 꼬집기도 하고 ㅡㅡ;

생일 맞은 개똥이는 선생님 어부바할 때 등에서 펄쩍펄쩍 뛰기도 하고 ㅡㅡ;

 

 

이제는 정말 봄날같습니다.

어디선가 매화향이 코를 자극하여 눈길 돌리게 하기도 합니다.

개나리는 어느새 울타리를 노랗게 물들이고 있고 우리학교 산책로 살구꽃은 얼굴을 내밀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진흥학교에 오기 전 흥덕학교에서는 교사앞 꽃잔디가 정말 멋드러졌는데 이곳은 그에 버금가는 살구꽃이 장관입니다.

 

조만간에 개똥이들 데리고 2015뮤직비디오 ‘살구꽃엔딩’ 찍으러 나갑니다.

살구꽃만개가 되기만을 기다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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