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5반

더 좋은 선생님께

사랑하는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
  • 선생님 : 김지환
  • 학생수 : 남 11명 / 여 12명

개똥이네 2주. 그리고 아이들이 바라는 교사상&작은 부탁 한가지

이름 김지환 등록일 15.03.13 조회수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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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바뀌어가는 겨울과 봄의 실랑이 속에

주말이 되니 다시 봄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환절기 특히나 겨울을 넘어가 봄이 보이는 지금과 같은 시기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교나 교사에게는 여러 바뀐 환경으로 계절을 느낄새 없이 정신없이 보내게 됩니다.

 

지난주 혹시 아이들에게서 '담임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을 두시간이 넘게 기다렸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지요?

있다면 아마 그 가정에서는 아이와 부모가 스스럼없는 정겨운 대화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겠지요. ^^

그런데 레알 저와 아이들은 지난주 첫만남 분명 저와 함께 담임선생님을 기다렸습니다.

3월2일 9시부터 컴퓨터를 고치러 온 상황으로 접근하여 두시간내내 왔다갔다 하며

아이들과 얘기했습니다. 녀석들이 처음에는 쥐죽은 듯서먹한 분위기 속에 조용조용하더니 십여분 지나니드디어 말문을 서로 열더군요. 3학년 때는 어땠어요.. 저는 작년선생님이 너무 좋았어요. 1학년때 선생님은 무서울 때 엄청 무서워요. 제각각 옛날 이야기를 겪은 이야기를 너나할 것 없이 꺼내더군요.

여러차례 교실을 들락거리며 컴퓨터를 고치는 상황을 연출하며 "너희 담임선생님 아직도 안오셨냐?"고 능청을 한몫 보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 이제는 이런 액션은 저에게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말문을 트고 제가 이야기를 꺼냅니다. 담임선생님인줄 모르고....^^

 

"얘들아, 너희들은 어떤 선생님이 제일 좋니?" 그러자 여기 저기 아이들이 큰소리로 소리칩니다.

 

"안무서운 선생님요~!" 젤 먼저 나온 대답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한은혜선생님처럼 착한 선생님이요.~"

 

여자아이들은 그나마 논리있게 얘기하려 애씁니다. "잘 가르쳐주시고 우리의 마음을 잘 알아주시는 선생님!"

 

그리고 맨 뒤쪽 성현이인가 얘기합니다. "우리랑 얘기가 잘 통하고 재미있는 선생님이 좋아요"

 

다부진 다영이가 덧붙입니다. "잘 웃는 선생님, 그리고 친절한 선생님이요~!"

 

한참 듣고 보니 이건 인간계에 존재하는 담임선생님이 아니라

동화속에 존재하는 날개달린 천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하!

여기저기 서로 손을 들어 얘기하려는 아이들을 마다하고

"아, 알았어. 너희 담임선생님께 잘 전할게. " 이러면서요.

 

그러자 도경이가 얘기합니다.

 

"근데, 우리 선생님 언제와요?"

 

"너희 선생님? 왔잖아. 여기에. 벌써... 같이 있잖아, 너희들이랑~!"

 

그러자 용현이가 "그럼 선생님이 담임선생님이에요?"

 

그제서야 "그런가보지. 뭐~!"

 

"$#&*&%$"

 

천사표 담임선생님 아니면 이 아이들의 희망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이럴수 있는 교사는 인간계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

그런데 저는 엄마를 한번 떠올려 보았습니다. 우리 엄마도 과거의 일까지 내어뱉는 잔소리 쩔지만(요즘 애들 말이죠 ^^)

그 근본은 자식을 한없이 사랑하는 것이기에.. .(그러나 나이먹어도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버럭게이지가 상승되기도 ㅡㅡ;)

부모로서 자식을 사랑하기에 때론 엄한 질책도 필요하듯이

1년간 맡겨진 아이들을 대하려고 합니다. 

물론 사랑이라는 핑계로 질책과 잔소리만은 안할테니 걱정마시고요. ^^

 

이제 2주가 지났습니다.

아이들이 전해오는 학교 이야기는 어떤지, 제 모습은 어떻게 그려지는지 사뭇 궁금합니다.

 

학교는 아직 분주하여 다음주 학부모회와 그 다음주 상담주간이 끝나면 안정기에 접어들 듯 싶어요.

교사가 천직인지 모르겠으나 제가 잘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아이들 이름 외우는 것입니다.

아이들 한번 부르고 얼굴보면 그게 다 기억이 된답니다. 저도 몰랐어요. 선생님이 되기 전 까지는요. ㅋ

그 이름을 이주간 부르다보니 아이들이 금세 친숙해졌고 저에게 운명처럼 맡겨진 개똥이로 느껴집니다.

 

어제는 진단평가를 보았습니다. 오늘 아침 결과도 나왔고요.

저와 함께 살아가는 개똥이들의 어느정도의 학력수준도 가늠할 수 있게되었어요.

그런데 괜한 걱정마세요. 부모님들의 자녀이기도 하지만 제 아이들이잖아요.

부족한 것은 제가 채워나갈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아이들 줄세우기로 편견을 갖거나 판단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이들을 더 성장시키는 자료로 사용될 것이니 걱정마세요.

 

한가지 부모님들께 부탁하나 드릴게요.

 

지난번 편지와 같은 내용이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로 학교생활이 전부인 아이들이기에 제 역할도 중요하지만 부모님의 존재만큼은 아닙니다.

1,2학년 저학년때 갖게되는 관심은 아닐지라도 어쩌면 4년때부터의 부모님 관심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소위 말하는 치맛바람이나 학업을 걱정하여 학원이나 과외를 일컫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을 조금이라도 내보이면 좋겠습니다. ^^

앞으로 5학년이 되든 6학년이 되든 부모와의 교감을 늘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많은 제자들 중학교 고등학교 보내어보면 부모와의 서운함을 얘기하는 경우 종종 보게 됩니다.

그러나 부모와의 교감을 어떤 것으로 갖었던 아이들은 사춘기라 하여 방황하고 반항하는 데에서

되돌아오는 시기도 짧고 그 개연성도 크더라구요.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부모의 역할이 그것이니 그것을 위해 온 몸과 맘을 쓰시는 부모님이시지만

그래도 아주 작은 시간 내어서라도 알림장 꼭 확인부탁드리고 아이들과 얘기나눌 수 있는 시간을

단 5분이라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전 우리교실 뿐만 아니라 개똥이네 가정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어쩌면 바쁘다는 것은 핑계되기 너무 쉬운 모토일 것입니다.

따스한 주말 소소한 작은 시간 내어 개똥이들과 함께 해주시고 건강하게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 아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올라가서 숙명적인 사춘기를 맞을 때 지금까지 받은 사랑으로도 충분히 끝내고도 남을 내성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오락가락 날씨때문에 감기환자가 많습니다. 우리반 개똥이들도 기침하는 애들이 6명이나 됩니다.

작년 이맘때 독감으로 인플루엔자로 인해 병원이든 약국이든 학교든 몸살 앓던 때가 생각납니다.

 

모두 건강주의하세요.

 

P.S 다음주 목요일 학교설명회 즉 학부모총회합니다.   오후 6시에 합니다. 공지사항에 일정표 올려놓았습니다. 요새 모두들 바쁘실텐데 오후때인만큼 시간되시는 분들 참석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4분이 현재 참석의사를 표현하셨는데 더 해주셔도 됩니다. ^^ 아마 저를 너무 믿고 계신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상담이나 전화 등은 항상 열려 있으니 언제든 편하게 오셔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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