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5반

더 좋은 선생님께

개똥이들을 양보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젠 선생님이 곁에 없어도

내 개똥이들은

분명 잘 해낼 것입니다

  • 선생님 : 개똥이아빠
  • 학생수 : 남 17명 / 여 10명

왜 '개똥이'라고 부를까요? '개똥이'에 얽힌 이야기

이름 김지환 등록일 18.05.04 조회수 314
첨부파일
섬집아기.mp4 (101.58MB) (다운횟수:33)

 개똥이들이 저를 만나고 두 달이 넘어갑니다.

상담을 통해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제 아이가 많이 밝아지고 학교가기를 좋아합니다.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인사치레인지 정말 우리 개똥이들이 많이 밝아졌는지 모르겠습니다.


 학교생활을 임하는 아이들의 얼굴과 마음이 점점 밝아지면 좋겠습니다.

학교를 가는 즐거움속에서 아이들은 아름답게 변하고 성장합니다.


 종종 말씀드리지만 부모님도 우리반 이야기를 소재삼아 아이들과 가벼운 대화라도 이어나가시면 좋겠습니다.

 

 매년 부모님들께서 묻곤 하세요. 왜 아이들을 개똥이라고 부르는지. ^^

 저에게는 엄마가 저와 동생을 키우실 때 부르시던 애칭이었습니다.

재울 때도 엉덩이 토닥일 때도 칭찬할 때도 "개똥아,개똥아,... ""우리 개똥이..."

그런데 그게 좀더 지나서야 정말 정감있고 사랑이 베어있는 말임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도 나중에 선생님이 된다면 제자를 개똥이라고 부르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개똥이를 키우는 엄마와 같은 마음을 지닌 개똥이아빠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런 다짐이 현재까지 쭈욱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른이 된 제자들도 종종 교실로 찾아오곤 하는데 개똥이라고 불러주면 좋아하더라구요. ^^



 엄마이야기를 꺼내다 보니 잔잔한 동요 하나가 생각납니다.


한편의 동화 같은 이야기가 담긴 ‘섬집아기’

 

요즘 많은 아이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면 첫 마디가 “어, 엄마 자장가다~”입니다.

아직까지 자장가로서 긴 명맥을 유지하고 있나봐요. ^^

 

제가 그랬거든요.

 

정확히 귀에 들린 것은 칼라TV를 통해 보게 된 6학년때 어느날이었습니다.

할머니를 모시고 가장의 역할을 하게되는 섬소년 이야기가 MBC에서 방송되면서 배경음악으로 잔잔히 깔리던

그 노래가 ‘섬집아기’였습니다.

한번도 배워본 적도 없고 불러본 적도 없는데 너무 귀에 익고 너무 맘 속에 긴 여운으로 다가와서 혼자 흥얼거려보기도 하고 어떤 노래인가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대학교를 다니던 어느 날 악보를 통해 노래 제목을 알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노래의 정체를 알게 된 셈이죠.

그러다가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가족과 TV를 보는데 또 이 노래가 나오더라구요.

다른 점은 설거지를 하는 엄마가 이 동요를 따라 불렀다는 것입니다.

(웬만하면 엄마가 노래를 잘 안부르시죠. 노래방도 싫어하시고.)

 

제가 엄마에게 물었어요.

 

“엄마, 이 노래 좋아해?”

 

그러자 엄마가 웃으며 대답을 했습니다.

 

“니네를 업을 때, 재울 때, 아플 때 항상 불러줬지.~”

 

그제서야

언제부터인가 마음 아래에서 해묵었던 그 비밀의 열쇠가 풀린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섬짐아기’는 교사가 된 이후로 개똥이들과 함께 불렀던 전설 속의 명곡에 등재되었습니다.

 

부모님들도 ‘섬짐아기’에 대해 잘 아시겠지만 혹시나 하여 그 노래의 배경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해보겠습니다.

 

섬집아기는 그 운율만큼이나 가사가 매우 시적입니다.

그 가사는 한국전쟁 당시 초등학교 교사였던 한인현씨가 지은 시입니다. 부산에서 피난살이를 하고 있던 한인현 선생님은 어느 날 부산 앞바다의 작은 섬에 갔다가 오두막에서 홀로 잠든 아이를 보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를 남겨두고 일을 나가야 했던 어머니의 마음과 엄마를 기다리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들었을 아기의 마음을 모두 끌어안아 쓴 시였다고 합니다.

그 때 불리어지기 시작해 반세기가 훌쩍 지났는데 여전히 우리 마음을 울리는 동화같은 동요입니다.

 

한국전쟁 직후 미국으로 입양을 간 엄마와 아일랜드계 조부모밑에서 자란 용재오닐. 엄마는 한국을 폐허가 된 못사는 나라로 기억하고 있었죠. 남다른 감성으로 자기만의 음색과 깊이로 비올리스트로 명성을 쌓은 용재오닐이 엄마의 조국을 찾아 왔습니다. 비올라를 들고... 알려지지 않은 친부도 알고 싶었던 것일까요? 엄마의 조국을 만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음악에 대한 환기도 계획되었기에 왔을 겁니다.

 

그런데 이 용재오닐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비올라를 통해 ‘섬집아기’를 연주하는데 또 한번 뭔가의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입양되었던 엄마, 한국, 비올라, 섬집아기..... 몇가지 키워드만으로도, 또한 그가 연주했기에  마음을 울릴 수 밖에 없었나봅니다.

 

이렇게 글로서는 표현이 안되니 제가 편집한 영상을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과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섬집 아기

                                  사 한인현  곡 이홍렬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p.s  다음주는 체육대회연습(화)과 체육대회(수)가 있어요. 아이들에게 시원한 물을 챙겨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이들과 즐겁게 보내는 체육대회가 되도록 해보겠습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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