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
|||||
---|---|---|---|---|---|
작성자 | 양승훈 | 등록일 | 16.11.22 | 조회수 | 92 |
易地思之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통과 공감의 핵심 비결은 나와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을 바꿔보는 것, 역지사지(易地思之)라고 합니다.
易 바꿀 역 地 땅 지 思 생각할 사 之 갈지
《맹자(孟子)》의 이루편(離婁編) 상(上)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비롯된 이 말은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무슨 일이든 자기에게 이롭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것을 뜻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와는 대립된 의미로 쓰입니다. 맹자는 “우와 후직, 안회는 모두 같은 길을 가는 사람으로 서로의 처지가 바뀌었더라도 모두 같게 행동했을 것(禹稷顔回同道 … 禹稷顔子易地則皆然)”이라고 평하였습니다. 곧, 맹자는 안회도 태평성대에 살았다면 우 임금이나 후직처럼 행동했을 것이며, 우 임금과 후직도 난세에 살았다면 안회처럼 행동했을 것이라며 “처지가 바뀌면 모두 그러했을 것”이라는 뜻으로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입니다. 이처럼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이라는 표현은 오늘날 쓰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의미와는 다르게 태평한 세상과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나타내는 의미로 쓰였습니다. 그런데 맹자는 같은 문장에서 “우 임금은 천하에 물에 빠지는 이가 있으면 자기가 치수를 잘못해서 그가 물에 빠졌다고 생각했고, 후직은 천하에 굶주리는 자가 있으면 자기의 잘못으로 그가 굶주린다고 생각했다고 말합니다 서 이처럼 (백성 구제를) 급하게 여겼다(禹思天下有溺者 由己溺之也 稷思天下有飢者 由己飢之也 是以如是其急也)”고 말하였습니다. 여기에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생각한다’는 뜻의 ‘인익기익(人溺己溺)’, ‘인기기기(人飢己飢)’라는 말이 나왔는데, 그와 유사한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역지즉개연’이라는 표현을 변형하여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헤아려 보아야 한다’는 뜻의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나타난 것이라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역지사지를 잘해야 경영도 잘하는 것입니다. 가장 오래되고 전통적인 사냥술은 사냥감의 가죽을 덮어쓰고 그 무리에 섞여드는 것입니다. 사냥을 잘하려면 동물처럼 생각하고 동물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최고의 낚시꾼은 물고기처럼 생각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또 좋은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고통 받는 환자의 입장이 되어보아야 하기에 합니다. 환자의 마음을 잘 공감하려면 직접 환자의 입장을 경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건강한 의사를 일부러 병에 걸리게 해서 환자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일부 병원에서는 아예 환자복을 입혀 병동에 입원시키는 대리 체험을 시키기도 합니다. 일정 기간 병동에서 숙식하며 입원 환자의 고통과 불편함을 직접 체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체험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외우게 하거나 의료인의 사명감을 강조하는 것은 아무래도 직접 체험만큼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나와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을 바꿔보는, 즉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통해 주변 사람들, 그리고 고객과의 소통과 공감을 실천해보시면 어떨까요? |
이전글 | 역지감지 |
---|---|
다음글 | 수능의 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