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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에 담긴 사랑
작성자 신은경 등록일 12.05.02 조회수 378

 

애벌레에 담긴 사랑

  

  수업시간에 나비의 성장과정에 대해서 공부하다가, 선생님은 혹시 집에서 나비의 애벌레나 번데기를 발견하는 사람은 여러 친구들이 같이 볼 수 있도록 학교로 가지고 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저는 집에 와 별 생각 없이 아버지께 말씀 드리고는 꼭 가지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금세 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수업 중에 “똑똑”하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더니 잠시 뒤 누군가 교실 문을 열었습니다. 아버지였습니다.

  “선생님, 저희 집 마당에서 우연히 애벌레를 발견했습니다. 우리 아이가 공부하는데 필요하다고 했던 말이 생각나서요.”

  출근하는 길이었는지 작업복 차림에 오토바이 헬멧을 쓰신 아버지께서는 화분 하나를 선생님께 건네 드리고는 저를 향해 웃으면서 눈을 찡긋해 보이셨습니다. 하지만 당황한 저는 잔뜩 굳어진 얼굴을 펼 수 없었습니다. ‘아이, 창피하게, 아빠는 작업복 차림으로 수업시간에 찾아와서 난리람.’

  그리고 집에 와서는

  “그 애벌레, 친구들이랑 다 봤니?”

  하고 물으시는 아버지께 전

  “안 갖고 와도 되는데 아빠는 왜 괜히 학교가지 와?”

  하고 쏘아 붙였습니다.

  그때 저는 아버지의 깊은 사랑을 깨닫기에는 너무 철이 없고 소심했습니다. 아마 아버지께서는 제가 좋아할 모습을 상상하며 출근도 미룬 채 아침나절 내내 마당 구석구석 애벌레를 찾아 헤매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회사에 늦으면서까지 학교에 애벌레를 갖다 주신 아버지께 저는 고마워하기는커녕 부끄러워했으니, 아버지 마음이 어떠셨을까요?

  그 뒤로도 저는 아버지의 애정 어린 관심을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였고, 세상을 떠나신 지금, 저는 옛날에 받았던 아버지의 사랑이 그리워집니다. 그리고 이제는 제가 받았던 사랑을 아버지께 되돌려 드려야 되는데….

●  이런생각 저런생각  ●

  *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적이 있나요?

  *   부모님에게 어떻게 하는게 효도인지 생각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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