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폰 대신 공 줬더니… 게임중독 아이 우울증 확 줄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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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율량중 | 등록일 | 19.01.10 | 조회수 | 939 |
입력 2019.01.07 03:00 [운동장이 아이를 키운다] [3] 인터넷 중독 치유 캠프 무주 '드림마을' 가보니 선생님이 "푸시업 20개!"를 외쳤다. 아이들이 바닥에 매트를 깔고 경쟁적으로 팔굽혀펴기를 했다. 그중 하나가 맨 먼저 스무 번 채우고 뛰어 일어서며 씩 웃었다. "선생님, 저 갑바(근육의 속어) 생긴 것 같지 않아요?" 이곳은 전북 무주 안성면 '국립청소년 인터넷드림마을'. 방 안에 틀어박혀 인터넷과 게임에만 열중하다 '중독 위험군' 판정을 받은 아이들이 한 번에 20~30명씩 1~4주간 합숙하며 치유하는 곳이다. 집에 있을 땐 다들 액정 화면에만 코를 박고 있던 아이들인데, 여기 와서는 뛰어노느라 신나서 온종일 휴대전화 달라는 아이가 없었다. 심용출 드림마을 부장은 "부모님들이 애들이 컴퓨터만 한다고 걱정하시는데, 사실은 아이들이 온종일 교실과 방에 갇혀 지내던 게 문제"라고 했다. "여기 오면 첫날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반납하는데, 처음 몇 시간은 '스마트폰 안 주면 자해하겠다'고 하는 애들도 가끔 있어요. 움직이게 하면 금세 달라집니다." ◇뛰니까 '뇌'가 활발해졌다 이곳에선 1년에 22차례 합숙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지난달 19일 오후 교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전국에서 온 중학생들이 K팝 동영상을 보며 춤을 따라 추고 있었다. 동작이 뜻대로 안 되자 "에라, 모르겠다!"며 신나게 막춤을 추는 아이도 있었다. 이 아이들은 정부 검사에서 '인터넷 중독 위험' 판정을 받고 여기 모였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고, 금단 증상에 시달릴 때 나오는 판정이다. 하지만 이날 보인 행동과 표정은 여느 아이들처럼 건강하고 활발했다. 지도 교사가 "여기 오기 전까지 '집, 학교, 학원, 집'만 반복하던 아이들"이라고 했다. "친구와 같이 놀 시간도 공간도 없다 보니 결국 할 수 있는 일이 스마트폰밖에 없었던 거죠. 이 아이들도 2주 전 처음 입소할 땐 눈동자에 초점 없는 애들이 꽤 있었어요. 뛰게 하니 달라졌지요." 여성가족부가 2017년 한 해 드림마을에 다녀간 학생 6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우울증세(13.2%), 자기통제력(5.9%), 가족 적응·응집력(4.6%)이 나아져 돌아갔다. 인터넷·스마트폰에 과하게 의존하는 증상(14.9%)도 개선됐다. 권택환 대구교대 교수는 "운동을 하면 두뇌가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세로토닌이 많이 나와 끈기, 인내력, 소통 능력이 좋아진다"며 "단 2주만 해도 이런 변화가 나오는데 장기적으로 하면 사회성은 물론 학습 능력도 향상될 것"이라고 했다. ◇공부, 언제까지 엉덩이로 해야 하나 송동호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장은 "아이들에게 운동할 시간과 공간을 주고, 다른 아이들과 함께 운동하는 습관을 어려서부터 들이는 게 정답"이라고 했다. 드림마을은 아이들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데 주력한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아침 7시 반부터 밤 10시 잠들기 전까지,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아침 먹고 뒷산에 올라 1시간 산책과 체조하고, 오후엔 근처 생태원에 가거나 탁구·농구·족구를 한다. 하루 최소 3시간 체육을 한다. 앉아 있는 시간은 식사나 상담, 휴식 시간 정도다. 이날 만난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나 게임이 재미있어서 빠졌다기보다, 다른 거 할 게 없었다"고 했다. 중1 정호(가명)는 "친구들은 다 학원 가고 집엔 아무도 없고 같이 놀 사람이 없어 온종일 스마트폰 애니(만화)만 봤다"고 했다. 그런데 드림마을에 왔더니 스마트폰 대신 친구들이 있었다. "애들이랑 축구·족구 하고 탁구 치고 보드게임 하는 게 애니보다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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