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춘중학교 로고이미지

언제나 책봄

RSS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꺼삐딴 리’를 읽고
작성자 여정숙 등록일 24.11.25 조회수 1

꺼삐딴 리를 읽고

 

국어 시간에 전광용이 쓴 소설 꺼삐딴 리를 배웠다. 주인공인 이인국은 일제시대에는 친일파로 해방 후에는 친소파가 되었다가 월남한 이후에는 친미파로 변신하는 기회주의자이다. 우리들은 이 글을 읽으며 그의 카멜레온같이 변신하는 모습에 매우 놀랐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우리나라에 이런 사람이 매우 많았고 이것을 비판하기 위해 쓴 소설이라고 하셨다. 어떻게 일제시대에 일본말을 쓰며 민족을 배신하고 크게 출세한 사람이 해방 이후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사는 것이 가능했을까? 만약 우리들 중 한 명이 우리를 배신했다가 다시 우리 편에 붙으려고 한다면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 주지는 않을 텐데.’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데 말이다.

이인국은 자기가 살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는 사람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는 독립운동가가 그의 병원에 치료를 위해 왔을 때 병실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거절한다. , 소련군이 들어왔을 때 소련 장교의 혹을 나서서 수술해 주어 환심을 사서 감옥에서 풀려나고 아들을 소련으로 유학을 보낸다. 월남한 이후에는 딸을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고 자신도 미국으로 가기 위해 미국 대사에게 뇌물을 바친다. 아마 그는 앞으로도 매우 성공한 의사가 될 것이다.

이런 이인국을 비판하지만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사람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무단 횡단이나 신호 위반을 하는 사람들, 또는 남을 속이는 사람 등. 그 사람은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이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할까? 아니면 상황을 잘 판단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라고 생각할까? 내 생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건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 하지만 또, 많은 사람들이 나만 이런 행동을 하는 건 아니잖아. 못하는 사람이 바보인 거지. 기회가 있을 때 잡는 것, 그것이 능력 있는 것 아니야? 라고 생각하기도 할 것 같다. 이인국도 어느 놈은 일본 놈한테 아첨 안 했어. 주는 떡을 안 먹은 놈이 바보지. , 다 그놈이 그놈이었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인국과 같이 하지 않은 사람도 분명히 있었다.

우리는 이 글을 읽으며 이인국을 마음껏 비판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나는 이런 행동을 한 적은 없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정말 내가 이인국을 비판할 수 있는가? 나는 옳지 못한 행동을 용감한 것으로 또는 멋있는 행동으로 바꾸어 생각한 적은 없는지 깊이 돌아보게 되었다.

이전글 ‘소년이 온다’ 를 읽고
다음글 ‘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