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대세는 ‘흑당’이다. 대만발 ‘흑당’ 열풍에 2030 세대가 ‘단맛’에 푹 빠졌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현재 흑당을 원료로 한 커피와 차의 인기가 뜨겁다. 이미 흑당 전문점이 줄줄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메이저 프랜차이즈 카페에선 너나없이 흑당을 넣은 빙수나 버블티를 선보이고 있다. SPC의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는 흑당시럽, 타피오카 펄, 달고나 등이 어우러진 ‘흑당이달고나빙산’을, 카페 드롭탑은 최근 대만에서 공수한 흑당 펄과 흑당시럽을 활용한 이색 빙수 ‘블랙슈가 아이스탑’을 판매하고 있다.
흑당을 넣은 버블티나 밀크티 등 각종 음료는 눈으로도 먹는 ‘재미’가 크다. 흑당으로 졸인 타피오카 펄과 우유를 혼합하면 호랑이 줄무늬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 흑당 버블티를 45℃ 각도로 들고 사진 한 장을 찍으면 ‘인싸템’(인사이더 아이템) 등극. 극도의 ‘단맛’을 즐기려는 ‘인싸’들의 필수품이 된다.
생소한 재료의 유입으로 업계에선 때 아닌 호황을 맞았지만, 흑당 음료에 대한 오해가 크다. 업계에서조차 흑당과 흑설탕이 혼용되며 쓰이고 있고, 소비자들 역시 흑당과 흑설탕을 같은 종류의 소재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가장 강력한 단맛 삼총사가 된 ‘흑당, 흑설탕, 백설탕’의 차이점을 짚어봤다.
■ 흑당 vs 흑설탕 vs 백설탕, 뭐가 다를까?
흑당은 사탕수수 즙으로 만든 비(非) 정제당이다.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아 검정에 가까운 짙은 빛깔을 보인다. 영어로는 ‘블랙 슈가’(Black Sugar)로 불린다.
흑설탕과 흑당은 전혀 다른 제조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데도 현재 혼용되고 있다.
흑설탕은 ‘브라운 슈가’(Blown Sugar)로 불리는데, 흑당과의 차이점이 명확하다. 흑당이 사탕수수 즙을 검은 빛깔이 될 때까지 끓이고 식힌 뒤 만든 것이라면, 흑설탕은 백설탕의 제조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백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의 즙에서 침전물을 제거하고 끓여서 결정을 만든 뒤 원심분리기에 넣고 당밀과 원당을 분리한다. 그런 다음 원당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탈색해 하얀 결정으로 만든다.
흑설탕은 백설탕을 만드는 과정에서 생산된 부산물이다. 원심분리를 덜하거나, 백설탕에 당밀을 섞어 만들어진다. 당밀은 사탕수수를 설탕으로 정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시럽이다. 최근의 흑설탕은 대부분은 백설탕을 만든 이후 당밀을 섞는다.
■ 흑당 VS 흑설탕 VS 백설탕, 뭐가 좋을까?
정제당과 비정제당을 구분하며 건강상 이점을 강조한 것 역시 ‘흑당’ 열풍에 도움이 됐다. 극한의 단맛을 즐기면서도 죄책감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흑당은 사탕수수를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사탕수수의 당밀에 들어있는 칼륨, 철분, 칼슘 등의 영양소가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흑설탕 역시 백설탕에 당밀을 첨가한 만큼 당밀 속 영양 성분이 들어있다. 이를 근거로 흑설탕이 백설탕보다 건강에 이롭다고 믿는 경우도 있지만, 흑설탕에 함유된 영양분의 함량은 무시해도 될 정도의 양밖에 되지 않는다. 게다가 흑설탕 역시 정제당이다.
흑당의 경우 건강상 이점을 밝힌 연구 논문도 나와있다. 미국국립보건원 국립의학도서관에서의 검색 결과 ’블랙 슈가‘를 검색하면 흑당이 혈청과 간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춘다는 연구 논문이 검색된다.
하지만 ’흑당‘ 역시 과도한 당 섭취에는 안심할 수 없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흑당 버블티의 열량은 약 300~400㎉로 밥 한 공기(210g, 300㎉) 수준이다. 게다가 400g 흑당 음료 기준 설탕 함량은 대략 30~40g 사이다. 흑당 음료 한 잔이면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권장 설탕 섭취량 25g(2000㎉l 섭취 기준) 이상을 한 번에 섭취하게 되니 주의가 필요하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