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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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안선일 | 등록일 | 09.11.13 | 조회수 | 467 |
오래된 밥
밥통에서 말라가며 전기를 야금야금 씹고 있는 오래된 밥
버릴까? 말까? 하다가 그것마져 귀찮아서 그대로 남겨두었던 오래된 밥
나른한 오후 맛있게 끓인 라면 하나에 밥보다 더 오래된 김치를 다른 그릇에 윤기나게 담아내어, 점심인지 저녁인지 알 수 없는 한 끼를 맞이한다.
오층 창문 밖으로 단풍잎과 은행잎이 매운코를 훌쩍이며 힐끔힐끔 쳐다본다.
오래된 밥이 국물의 매콤함을 부드럽게 잠재운다.
참 맛있다.
오래된 밥.
오늘은 밥통을 닦을 수 있겠다.
*미움이건 사랑이건 오래되었건 그렇지 않았건 모든 것은 쓸모있고 의미있는 건가보다. 가치의 유무는 우리의 마음가짐에 있다. 우리 아이들도 세상에서 꼭 소중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며...
-안선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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