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러브 그리고 꿈(충주시 월간예성 2월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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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장명희 | 등록일 | 11.02.07 | 조회수 | 1321 |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운 날씨와 구제역 때문에 온 국민이 가슴 조이며 조심스럽게 겨울을 보냈습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은 싹트듯이 많은 농민들과 공무원들의 노고와 수고 덕분에 모든 고난이 말끔히 가셔질 봄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매서운 강추위가 계속되는 날에도 충주 야구장에서 우리 성심학교 야구부 학생들의 소리 없는 함성은 계속되었습니다. 손을 호호 불면서 눈을 치우고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찡하게 울려옵니다. 우리 야구부도 일반 학교 야구부처럼 따뜻한 남쪽으로 전지훈련을 보내면 좋을 텐데···. 해마다 겨울 합숙 훈련 때면 애처롭고 안쓰러운데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왔지요, 눈발만 날려도 ‘우리 야구부 훈련해야 되는데...’하는 걱정에 제 가슴이 먼저 시려옵니다. 그토록 열악한 환경은 변함없어도 올 겨울 방학은 행복했습니다. 지금 전국의 극장과 매스컴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글러브’ 영화 때문이지요. 우리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영화는 영화입니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영화같이 하나만 고민하면 되는 그런 상황은 아직 희망사항이고 현실에서는 아직 많은 어려움이 있어서 우리야구부의 실제는 여전히 춥고 어렵습니다. 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충주성심’ 유니폼을 입고 나오니까 우리 아이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계속되고 있음을 널리 알리는 계기는 충분히 되었지요. 우리학교가 야구부를 창단한 것은 청각장애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장을 열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우리나라 특수교육 100년, 성심학교 50년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 아이들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는 것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어려움을 완전히 뛰어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잘 할 수 있는 것, 더 잘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하는 많은 고뇌 끝에 스포츠를 통해서 사회의 주류에 들어 갈 수 있는 야구를 선택했습니다. 성심학교 야구부가 창단되기 이전에 야구는 경제적 비용이 많이 들고 특별한 장비와 공간이 필요한 운동이여서 청각장애인들에게는 TV속에서나 볼 수 있는 하나의 스포츠일 뿐이었습니다. 성심 야구부의 창단으로 청각장애인들은 야구를 스포츠로 직접 즐기게 되었고 그 주체인 우리 학교는 야구부를 운영하면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첫째, 영화의 내용처럼 학교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아주 밝고 생동감 넘치는 활력있는 학교로 바뀌었습니다. 둘째, 현재 성심학교 중고등부 남학생의 반 이상이 야구부입니다. 청소년기에 끼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고 풀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야구부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많이 있는 생활지도적인(이성문제, 흡연문제)면이 문제가 대부분 사라졌습니다. 셋째, 운동하면 공부 못한다고 걱정하셨던 많은 분들이 염려도 야구부원들의 성적으로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2010년 성적에서 야구부중 학년에서 1등을 한 학생이 2명 이였고, 한 학년에 한명씩 주는 성적 향상 장학생이 4명이나 되었습니다. 넷째, 야구부 학생들은 대학 진학(현재 4명)도 취업도 잘 됩니다. 지금 전국에 성인농아인 야구팀이 12개로 늘었습니다. 엘리트 야구교육을 받은 사람은 우리 졸업생뿐입니다. 그래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면서 영입하려고 합니다. 주말에는 졸업생들끼리 야구연습이 활성화 되어 있고 아시아 농아인 야구대회, 세계 농아인 야구대회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성심 야구부도 일반학교 야구부만큼 든든한 지원과 후원을 해준다면 미국이나 일본처럼 청각장애 1호 프로선수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1승도 그 이상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뒷받침을 해줄 가정적인 환경이 대부분 어려워서 여러분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상황인 것이 특별합니다. 춥고 길게만 느껴졌던 겨울이 가고 새 날이 오면 쌓였던 눈 속에서 새싹들이 돋아나듯이 우리 성심학교 야구부들도 어려움 속에서 더 큰 꿈을 향해 힘차게 날개 짓을 합니다. 충주 성심 야구부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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