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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학년 독서지도 요령
작성자 이효정 등록일 09.04.13 조회수 95
 

이 때까지 습득한 독서 기술을 더욱 연마하는 단계로서 뚜렷한 특징은 어린이가 독서 체험을 자기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하나의 작품에서 얻은 개념을 소화하고, 다음 책을 읽는 일,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몇 사람의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을 비교할 수 있게 된다.


10대 초기까지 이 단계에 도달해 둘 필요가 있다. 일생을 통한 독서 체험을 그 위에 쌓아가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아이들에게 이 단계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학교의 학년처럼 틀에 맞출 수는 없다. 아이의 능력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는 저학년이지만 독서 학년은 고학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학년에 되면 아이들은 바쁜 일정으로 하루를 보낸다. 특히 요즘같이 학교 수업 외에 배우는 것이 많은 아이들은 교과서나 학원 교재 외에 다른 책을 들춰 볼 시간이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중에도 책읽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엄청난 독서량을 가진 것을 보면 시간이 없다는 것이 핑계로 생각되기도 한다.

  아마도 그 이유 중에 하나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일찍부터 책을 많이 읽어서 책 읽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일 것이다. 속독에 익숙해져 있는 아이들의 경우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책 한 권을 모두 인어 버리는 일도 있다. 물론 정독을 한 경우보다는 독해력 이 뒤지겠지만 안 읽는 것에 비한다면 나은 경우다.

  이 시기의 독서량은 저학년에서 습관을 키운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간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 독서를 안 하는 아이를 둔 학부모들은 책을 많이 읽는 아이가 공부를 잘 하는 아이보다 더 부럽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종종 본다. 신기하게도 독서를 많이 하는 아이의 교과 성적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독서량과 성적이 비례한다는 말을 쓸 정도로 독서량이 많은 아이들의 이해력과 사고력이 깊어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저학년 때의 독서지도는 매우 중요하다.


♣ 스스로 양서를 구분할 줄 아는 능력을 키워 준다

  저학년 때 책읽기가 습관으로 되지 않은 아이들은 읽기 어려운 명작이나 명저에 대한 관심보다는 흥미 위주로 쓰여진 명랑 소설이나 괴기 소설 등 쉽게 읽혀지는 책을 선호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시간을 아끼라는 것이다. 독서에 취미가 없다고 포기하면 마치 한 분야의 공부를 포기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노력을 해서라도 독서를 공부로서 인식하도록 도와 줘야 한다.

  10세 이상이 된 만큼 이 때부터의 독서는 의지력으로 해야 한다. 명랑소설을 읽을 시간이 있다면 책가방 속에 꼭 읽어야 할 필독 도서를 한 두 권쯤 넣어 가지고 다니면서 틈 날 때마다 읽도록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의 독서는 습관을 키우기 위한 것보다는 의무감에서 이뤄져야 한다. 학부모들은 아이가 책을 멀리 할수록 관심의 고삐를 늦추면 안된다. 오히려 저학년 때부터 책을 많이 읽는 아이는 부모의 간섭이 귀찮아질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스스로 양서를 구분할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책이 불량도서이며, 인쇄와 번역이 성의 없으며, 흥미 위주의 내용이 들어 있는지를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책을 더 많이 읽을 욕심에 이롭지 않은 책을 읽느라 없는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

  그러나 독서에 흥미를 갖지 못한 아이들은 순식간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끝까지 읽지 못하기 때문에 읽기 쉬운 만화책을 비롯 유행하는 베스트 셀러 등에 시간을 할애하게 된다.

  학부모들은 아이의 독서 수준을 늘 점검하고 가방 속이나 책상 위에 언제나 읽을 만한 책이 놓여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 책을 많이 읽히기 위해서는 전집류가 좋다

  요즘 아이들 중에 다독을 하는 아이들이 많아진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것은 아마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바람직한 교육 환경이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전집으로 사 주면 질려서 잘 인지 않기 때문에 그때그때 읽을 책을 단행본으로 사주는 것이 좋다는 것이 유행하면서 단행본 시장이 활기를 띤 지 오래 되었다. 이런 현상은 책을 적게 읽던 20여 년 전에나 어울리는 말 같다. 아이들로부터 집에 있는 책은 거의 다 읽고 더 읽을 책이 없어 못 읽는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이런 아이들은 서점에 나가서 한 권씩 사다 주는 것보다는 좋은 출판사의 전집을 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단행본의 경우 번역이나 편집에서 믿을 수 없는 경우가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몇 십 년에 걸쳐 양서 보급에 힘써 오고 있는 전통있는 전집류 출판사들의 경우 많은 시간과 자본을 투자하여 내용과 번역, 장정 등 모든 면에서 상대적으로 질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기 때문에 졸속 제작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가 있다. 예를 들면 문학 작품 속에는 아름다운 문장에서 배우고 느낄 수 있는 표현이나 감동이 있는데, 잘못된 번역이나 편집으로는 그런 것을 살려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독서의 필요성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70년대 이전 학교를 다녔던 학생들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요즘 아이들의 독서량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아이들이 책방을 드나들면서 화려하게 포장된 여러 가지 책에 현혹되지 않고 꼭 읽어야 할 필독 고전 명작들을 읽을 수 있도록 명작류의 전집을 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학부모와 함께 독서 계획을 세워 체계적으로 읽어나가는 방법을 권한다.

  세계 명작을 읽기에 앞서 우리 고전을 읽어 우리의 문학과 문화의 우수성과 특징을 알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고어체나 한문 번역체 등으로 이뤄진 것들이어서 우리 고전 읽기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다행히도 최근에 만화로 엮은 우리 고전 단행본들이 나오고 있고, 이것들이 아이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만화로 엮어진 책 중에는 표현 면에서 현대의 은어나 유행어를 지나치게 남용하고 있어 교육적으로 권하기 어려운 것이 많다. 고어나 옛 문투가 다소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들의 독서 수준을 지나치게 내려 잡고 있는 편집자들의 태도도 문제가 된다.

  필자가 아는 6학년 중에 고어체의 고전을 사전을 찾아가면서 읽는 아이가 있어 매우 반가웠던 기억이 있다. 그 아이는 그 같은 독서를 통해 고전에 대한 이해와 함께 순수한 우리말과 고어들, 고사성어 등에 대한 큰 공부가 되었을 것이다.

  세계 명작은 어려서부터 여러 차례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누구에게나 있다. 고학년이 되면 명작 동화에서부터 첨삭 없이 원본 그대로 잘 번역된 양서를 구해서 읽게 하는 것이 두 번의 수고를 하지 않게 하는 방법이다.

  아이들과 그룹으로 독서 토론을 하다 보면 같은 작가의 같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저마다 읽은 책이 달라 빠진 내용, 다른 내용의 책이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학부모들의 현명한 판단이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켜줄 것이다.


♣ 그룹 독서 토론을 통한 독서 능력 배양

  귀중한 시간을 할애해서 읽는 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소화시킬 수 있다면 그 이상의 합리적인 독서는 없을 것이다. 똑같이 책을 읽고 한가지를 얻기보다 여러 가지를 얻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열망하는 바일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적게는 두서너 군데에서 많게는 대여섯 군데의 학원에 다닌다. 영어, 수학, 태권도, 피아노, 미술, 서예 등 학과목 과외에서 예체능에 이르기까지 우리 학부모들은 학교 외의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반면에 독서의 필요성은 공부 이상 강조하면서도 독서를 위해서 책을 사주는 것 외에는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독서지도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 별로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필요성을 느끼는 학부모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이든지 수요가 공급을 부르기 마련인데 최근에서야 글짓기 교육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있을 뿐이다. 독서는 혼자 하는 것이라는 고정 관념이 주요한 원인이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독서야말로 누군가 전문적으로 도와 준다면 어떤 공부보다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앞서 독서지도의 필요성을 이야기했지만 무엇보다도 독서는 인성교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독서가 인성교육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만 할 뿐 체계적인 독서를 위한 아무런 제도적 장치 없이 허술하기만 한 것이 우리나라 독서 교육의 현실이다. 누차 강조하는 바이지만 독서는 이해력과 사고력을 키워 주며, 인내력을 길러 학습능률을 올리는 데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런 독서를 위해 그룹 토론이나 정규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나 여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시급하다. 제도적 뒷받침이 따르지 않는 현실에서는 학부모들의 관심과 배려가 더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 읽을 만한 책

  4학년 이상이 되면 개개인의 독서 능력에 따른 수준 차이가 나타나서 책읽기에 흥미를 느끼고 독서의 매력을 깨달은 아이들과 그렇지 못한 아이의 독서량은 큰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다. 아직까지도 독서의 흥미를 느끼지 못한 아이들은 저학년 수준의 책을 읽어 내는 것조차 힘겨워 하는 반면에 독서의 즐거움을 아는 아이들은 별로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읽기를 즐긴다. 다만 학과 공부 등으로 독서 시간이 저학년 때만큼 많지 않은 것이 독서에 흥미를 가진 아이들의 고민일 것이다. 때문에 이때부터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독서지도가 필요하다.

  저학년 때 읽어야 할 수준의 책들을 어느 정도 읽은 아이들은 세계 명작 동화 전집을 권하는 것이 좋다. 30권에서 40권 분량의 명작 전집류를 한 달에 두 권 정도 읽게 하는 동시에 교과서에 나오는 위인전을 다시 한 번 읽도록 권하는 것도 좋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시간이 나면 읽었던 책도 또 다시 읽는 일을 즐기기 때문에 늘 읽을 만한 새로운 책을 준비해 두어야 저학년 때 읽었던 짧은 내용의 책들을 반복해서 보지 않는다. 저학년 때 읽은 책이라도 안 읽는 것보다는 읽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들도 있겠지만 바쁜 아이들의 독서 시간을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것은 아직도 읽지 못한 세상의 수많은 책들을 한 권이라도 더 읽게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요즘은 초등학교 3학년 사회 교과서에 「로빈슨 크루소」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를 보더라도 세계 명작을 4학년 때부터 읽는 것이 늦은 감도 없지 않다.

  또 고학년 때는 세계 명작과 병행하여 역사서를 읽는 것도 좋다. 만화 한국사 등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전집을 여름 방학 동안에 읽도록 한다. 이를 모두 읽었을 때는 겨울 방학을 이용하여 세계 역사 전집을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한다. 세계 역사도 만화로 알기 쉽게 엮어진 책들이 나와 있다.

  소설이나 동화처럼 문맥 속에 숨겨진 비유적 표현이 많은 책은 만화로 된 것보다는 번역이 잘 된 책을 읽는 것이 상상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지만 역사나 과학 책 등 단순히 역사적 사건이나 과학적 상식 등 지식을 전하는 책은 만화로 읽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을 글자로만 이해하는 것보다는 그림을 곁들이는 것이 아이들에게 훨씬 흥미롭게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독서 계획을 차질 없이 실행에 옮겼을 때는 격려로서 부모님이 함께 서점에 가서 아이에게 직접 한두 권 읽고 싶은 책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좋다.

  부모들이 깊은 관심을 갖고 아이들에게 양서를 구입해서 독서 계획을 세워 준다면 바쁜 시간을 쪼개서 내는 아이들의 독서 시간을 훨씬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이가 책방에서 골라 오는 대로 맡기게 되면 그때그때 유행하는 명랑 소설이나 괴기 소설 등이 주를 이룰 것이다. 또 책방에도 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책을 빌려 보게 된다 독서 계획이 짜여 있는 아이들은 도서 대여방이나 서점에는 가지 않을 것이다. 도서 대여방에서 가장 많이 대여되는 책이 만화류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것도 교육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폭력 만화가 주를 이룬다. 이런 책을 많이 본 아이들일수록 자세한 묘사가 있고 사건이 지루하게 전개되는 동화나 소설류 읽기를 힘들어한다.

  5,6학년이 되면 신문 칼럼 등을 부모님과 함께 읽고 토론해 보는 것도 매우 유익하며, 어렵지 않은 논설문 형태의 글이나 산문집 등도 권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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