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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징계하는 아버지(2017.09.11)
작성자 김종석 등록일 17.09.11 조회수 494

2017-09-11()-찬송가 563-12:6-9

아들을 징계하는 아버지

 

이번 한주간도 교직원들과 학생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넘치기를 기도합니다. 지난 1학기 때 있었던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지난 1학기 때 1학년 학생의 체벌과 관련된 사건으로 학교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선생님은 선생님대로 상처를 입고 학생과 그 가족들 또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생이 전학 가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가르치시고 교훈하시는지를 깨닫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이 거의 다 끝나가는 어느 날 저녁이었습니다. 어떤 학생이 교목실에 찾아왔습니다. 여름 교복을 둘둘 손에 말아 가지고 들와왔더군요. “무슨 일이냐?” 하고 물었더니 목사님께 꼭 부탁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교복 속에 감춘 음료수 포카리스웨트 두 병을 꺼냈습니다. “이런 거 주고 받으면 안 되는데...” 그랬지요. 그 학생이 말했습니다. “목사님 이 포카리스웨트 하나를 박대서 선생님께 좀 꼭 전달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러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그 소리에 학생을 의자에 앉으라고 말하고, 음료수를 왜 박선생님에게 전달해야 되는지 물었습니다.

 

그 학생은 자신은 지금 3학년인데 1학년 때부터 박선생님을 존경해 왔으며, 요새 박선생님이 너무 힘든 마음일 것 같아서 어떡하든지 선생님을 위로해 드리고 싶고 선생님께 용기를 주고 싶은데 마땅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음료수라도 전해 드리고 싶다는 이야기를 담담히 해 내려갔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그 때의 제 가슴이 아주 깊은 감동으로 울렁거렸습니다.

3학년 학생이 부탁하며 건넨 것은 음료수 한 병이었지만 그 속에는 이 사건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다루고 있으며, 우리를 어떻게 교훈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하는 진한 감동이 들어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 학생의 귀한 마음을 칭찬하고 이름을 밝히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돌려보냈습니다. 그날 저는 박선생님을 교목실에 불러 학생의 이야기를 담아 음료수 한 병을 전달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그 때 그 학생의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과 선생님을 사랑하는 마음을 온전히 전하지 못했다는 생각입니다. 그 음료수를 간접적으로 전달받은 저는 학생이 가져온 포카리스웨트 두 병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마음에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학생들을 어떤 방법으로라도 가르치듯이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는 자녀로 삼으신 후 이런 저런 방식으로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속사정을 가장 정확히 아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법을 동원하셔서 우리가 성장하도록 이끌어 주신다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때때로 징계하시고 때로는 채찍을 들고서라도 우리를 가르치십니다. 그럴 때 그 가르침을 겸손히 받아내고 참고 견디고 나면, 하나님은 우리를 신실하게 위로하시고 새로운 소망을 부어 주시는 것입니다.

저는 3학년 학생이 가져온 음료수를 받아들고 이 사건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예상할 수 있었고, 박선생님을 향한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1학기 때 폭풍처럼 우리 학교를 스쳐간 일들을 다시 기억하면서, 그 때 우리를 가르치셨던 하나님의 훈계가 무엇인지 깨닫고, 새로운 마음으로 가르치는 일에 다시 매진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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