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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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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둑..
작성자 한유내 등록일 09.01.23 조회수 321

  수남이는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전기용품을 파는 도매상의 점원이다. 전기용품을 배달하고 가게를 보는 것이 수남이의 일이다. 그런 수남이는 못한 공부를 하기 위해 저녁에 야학(夜學)에 갈 준비를 하고 있다. 바람 부는 어느 날 배달을 갔다가 자전거가 바람에 휩쓸려 고급 승용차에 흠집을 냈다. 그 자동차 주인은 5000원을 내라 하며 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워버렸다. 그러나 수남이는 자전거를 몰래 들고 가게로 돌아온다. 착하고 너그러울 줄 알았던 가게 주인은 자물통을 깨고 나서 잘했다고 수남이를 칭찬한다. 그것을 본 수남이는 양심의 가책을 느껴 그 다음날 짐을 꾸려서 떠나기로 결심한다... 수남이는 고등학교에 가지 못한 소년이다. 그래서 취직을 하고 밤이면 고등학교 공부를 혼자 한다. 이런 수남이에게 주인은 야학을 가더라도 일류 야학을 가야 한다고 격려해주고 칭찬해준다. 그런데 수남이는 왜 제 나이에 공부하지 않고 점원이 되었을까..

 이 이야기 시대는 경제 개발을 하던 때이다. 모든 공장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보니 그 인력을 농촌에서 구할 수밖에 없었다. 젊은층의 사람들이 모두 도시로 가버리니 농촌은 갈수록 살기 힘들어졌다. 당시의 청년들이나 어린 아이들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와서 일거리를 찾는 일이 많았다. 수남이 역시 가난한 가정 형편 때문에 시골을 버리고 서울에 와 한 가게의 점원이 되었던 것이다.

 자전거가 바람에 휩쓸려 자동차에 흠집을 내고 수남이가 그 자전거를 훔쳐온 것은 본의 아닌 도둑질이다. 자기 자전거이지만 자물쇠로 채워 놓은 것을 들고 왔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건이 얽히고 설켜 도둑질까지 이어지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건 바로 순간의 선택을 어떻게 했느냐에 달려 있다. 바람 때문에 자전거가 넘어져 자동차에 흠집을 나게 하고, 만지지도 어떻게 하지도 않은 수남이는 자동차에 흠집을 낸것을 자기 잘못이 아님을 깨달았어야 한다. 그랬다면 자동차 주인이 악착같이 자전거의 자물쇠까지 사다 채우면서 5000원을 가져오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를 해주고 좋게 수남이를 보냈다면 수남이는 두려움에 떨지도 않았고, 도둑질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결국 자동차 주인은 돈을 받아내겠다는 잘못된 선택을 했고, 수남이 역시 자물쇠를 채워 놓은 자전거를 어떻게 해야 할까 모르다 주변 사람들이 부추기는 대로 도망가고 양심에 찔리는 선택을 해야만 했다.

 만일 제대로 했다면 주인에게 돌아와 이야기한 뒤 돈을 가지고 가서 자전거를 찾아 왔어야 한다. 수남이 역시 잘못된 선택을 해서 자전거 도둑질을 한 것이다. 점포 주인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올바른 선택이었다면 수남이를 꾸짖고 자동차 주인을 찾아가서 돈을 물어주었어야 할 것이다. 자기 자전거가 남에게 피해를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전거 주인은 오히려 수남이에게 잘했다고 칭찬을 하면서 열심히 자물쇠를 뜯어내려 애를 썼다. 자전거 주인 역시 올바르지 않은 선택을 한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살다 보면 여러 가지 선택을 해야만 한다. 어떠한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인생이 잘될 수도 있고 잘못될 수도 있다. 올바른 선택을 하고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선택을 하기 위해선 우리는 항상 도덕과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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