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촌중학교 로고이미지

14 윤수정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일요일
작성자 윤수정 등록일 10.09.05 조회수 37

2010.09.05.일요일

 

오늘은 평소보다 늦게 일어났다.

어제 늦게 잔 것도 늦게 일어난 이유 중 하나이고, 오늘이 일요일이라는 것도 늦게 일어난 이유 중 하나다.

어쨌든 잠에서 깨서 나는 바로 밥을 먹었다.

일어나자 마자 밥을 먹는 건 생각보다 괜찮은 일이 아닌 것 같다.

밥을 다 먹고 나는 엄마가 시켜서 빨래를 널고 청소를 했다.

설겆이를 하라고 했는데 그건 하기 싫어서 설겆이 대신에 빨래를 널고 청소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냥 세 개 다 했어야 했는데 하기 싫다고 짜증내서 후회된다.

사실 오늘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자꾸 일을 시켜서 짜증이 났다.

어른들 일하느라 바쁘신 거 뻔히 아는데도 짜증을 내고 하루종일 툴툴거렸다.

아직 나는 많이 어린가보다.

엄마한테는 공부하려는데 일 시킨다고 있는대로 짜증냈으면서 정작 오늘 공부는 하지 않았다.

그냥 시키는 일 하고 계속 TV만 봤다.

요새 왜 이렇게 재미있는 드라마가 많이하는지 참 나를 많이 힘들게 한다.

취상뢰저니? 성균관스캔들? 장난스런키스?

아 이러면 안되는 걸 알지만 꼭꼭 챙겨보게 된다.

참.......

어쨌든 오늘 하루 정말 후회스럽다.

일이라도 안 도와줬으면 아마 지금쯤 나는 엄청난 자괴감에 빠져있을지도 모른다.

아 맞다.

오늘 7시 쯤 친구가 전화를 했다.

전화를 해서 엉엉 우는데 걱정이 됐다.

나한테 울면서 전화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울지 말고 웃으면서 전화를 했으면 좋겠다.

친구가 우는 건 정말 좋지 않은 것 같다.

그냥 만날 재밌는 얘기만 하고 재밌게 웃기만 했으면 좋겠다.

친구한테 아무도움도 되지 않아서 조금 슬프다.

어리다는 게 좋다는 건 아는데, 이럴 때.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때는 별로 좋지 않다.

도움이 되고 싶은데 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어쨌거나 오늘은 참 좋지 않은 날이다.

이전글 엄마
다음글 '엄마를 부탁해'를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