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를 읽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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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윤수정 | 등록일 | 10.09.05 | 조회수 | 35 |
좀 됐는데 베스트셀러였던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었다. 책을 읽은 이유라고 하면 일단은 베스트셀러의 영향이 가장 컸다. 읽어 볼 때까지는 그 책이 좋은지 안 좋은지 모르니까 일단 평이 좋은 책을 읽게 되는 것 같다. 어쨌거나 이 책은 나에게 엄청난 깨달음을 줬다. 이제부터라도 엄마한테 잘 해야 되겠다. 물론 예전부터 엄마한테 잘 하자고 생각해 왔지만 이 책을 읽을 때 만큼 와닿지 않았다. 효도는 나중에 커서 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생각이 바뀌었다. 그냥 사소한 게 효도라는 걸 알았다. 요새 사춘기라 그런가 엄마가 방에 들어오는 게 너무 싫어서 엄마를 방에서 쫓아내기 일쑤였고, 엄마랑 얘기하는 게 귀찮아서 묻는 말에 대충 대답하고 그랬던 게 굉장히 후회된다. 내가 그러면 안되는건데 말이다. 이 책에서 나는 이 부분이 가장 인상깊었다. [엄마가 파란 슬리퍼에 움푹 파인 내 발등을 들여다보네. 내 발등은 푹 파인 상처 속으로 뼈가 드러나 보이네. 엄마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네. 내 새끼. 엄마가 양 팔을 벌리네. 엄마가 방금 죽은 아이를 품에 안듯이 나의 겨드랑이에 팔을 집어넣네. 내 발에서 파란 슬리퍼를 벗기고 나의 두발을 엄마의 무읖으로 끌어올리네.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는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이 부분에서도 엄마는 웃지 않네. 울지도 않네. 엄마는 알고 있었을까. 나에게는 일평생 엄마가 필요했다는 것을. 이라는 구절이 가장 인상 깊었다. 지금 이 말은 이 책 속에서 엄마가 하는 말이다. 그 엄마에게도 엄마가 필요했다. 그 말은 지금 우리엄마에게도 외할머니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나한테 엄마는 그냥 큰 존재다. 엄마한테도 엄마가 필요할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긴 있지만 이번엔 좀 더 특별하다. 아무튼 이것도 그렇고, 우리 엄만 이름이 없다. 우리 아빠 휴대폰에 엄마는 '소영 엄마'로 입력되어 있다. 물론 나한테도 엄마라고 언니한테도 엄마라고 입력되어 있다. 엄마의 이름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저번에 우리 집에 엄마 친구 분이 놀러오셨다. 엄마를 부를 때 엄마 이름을 부르는데 그게 그렇게 생소하게 들렸다. 나한텐 그냥 엄마였으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냥 이 세상에 엄마들은 다 불쌍한 것 같다고 느꼈다. 이제부턴 나 편하자고 엄마를 멀리하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엄마가 돌아가시고 후회하지 않게 내게 이런 책을 읽게 해준, 이 책을 써준 작가한테 감사하다. 늦지 않게 읽은 나한테도 고맙다. 어쨌든 참 그렇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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