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촌중학교 로고이미지

8 박성은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저녁 한때
작성자 박성은 등록일 10.11.08 조회수 33

뒤뜰 어둠 속에

나뭇짐을 부려 놓고

아버지가 돌아오셨을 때

어머니는 무 한 쪽을 예쁘게 깍아 내셨다.

 

말할 힘조차 없는지

무쪽을 받아든 채

아궁이 앞에 털썩 주저앉으시는데

환히 드러난 아버지 이마에

흘러난 진땀 마르지 않고 있었다.

 

어두워진 산길에서

후들거리는 발끝걸음으로

어둠길 가늠하셨겠지.

 

불타는 소리

물 끓는 소리

다시 이어지는 어머니의 도마질 소리

그 모든 소리들 한데 어울려

아버지를 감싸고 있었다.

 

임길택

이전글 말하지 않아도
다음글 입이 큰 모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