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한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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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성은 | 등록일 | 10.11.08 | 조회수 | 33 |
뒤뜰 어둠 속에 나뭇짐을 부려 놓고 아버지가 돌아오셨을 때 어머니는 무 한 쪽을 예쁘게 깍아 내셨다.
말할 힘조차 없는지 무쪽을 받아든 채 아궁이 앞에 털썩 주저앉으시는데 환히 드러난 아버지 이마에 흘러난 진땀 마르지 않고 있었다.
어두워진 산길에서 후들거리는 발끝걸음으로 어둠길 가늠하셨겠지.
불타는 소리 물 끓는 소리 다시 이어지는 어머니의 도마질 소리 그 모든 소리들 한데 어울려 아버지를 감싸고 있었다.
임길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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