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큰 모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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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성은 | 등록일 | 10.11.08 | 조회수 | 35 |
시간을 달라고 하면 어린 딸에게 돈을 주었다 천 원짜리 한 장 들고 울려고 하다 말고 학교로 가던 딸
시간을 달라고 하면 돈을 주는 딸 만 원짜리 몇 장 들고 울려고 하다 말고 마트로 간다
우리는 입이 컸었는데 꿀꺽거리며 페트병으로 하나쯤 서로를 단숨에 들이키고 싶었는데 너무 뻣뻣한 종이 너무 목마른 지폐로 목을 축이고 눈물 어린 눈을 가리고 둘 다 학교로 갔었다
시간은 참지 못하고 우리를 들이마시고 우리는 시간의 뱃속에 들어가 그 뒤틀린 내장을 지나는 동안
커피 한 잔을 타서 반씩 나누고 마들렌 과자 봉지를 뜯어 놔도 잠깐만, 잠깐만 딸은 외출하고 모래밭에 혼자 남는다
우리는 입이 컸었는데 큰 입에서 술술 나오던 타액처럼 하고 싶은 말이 혀 밑에 그렇게 많이 고였었는데 그래서 죽어라고 목말랐었는데 시간의 생목 자른 자리 모래만 수북하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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