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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박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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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생활
작성자 박성은 등록일 10.11.02 조회수 25

때맞춰 밥해야 하고 치워야 하고

한시도 쉬지 않고 어린애들을 돌봐야 하고

무엇이나 명령만 하면 대령해야 하는 남편 밑에서

마치 묶인 노예 같은 행복한 세월이었지

 

생활에 자신을 맞춰 보려고 맞춰 보려고

아등바등하면서

또 한편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면 칠수록

수갑처럼 목에 조인 끈이 더욱 아프게 조여 왔지

 

숨 막혀, 헐떡이면서

갇힌 영혼의 메마른 아픔 속에서

서서히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했지

미치면서 미치지 않는

묶이면서 묶이지 않는

들판의 자유로운 바람 꿈꾸기

높이높이 비상하는 하늘의 새 꿈꾸기

그러니 몇십 년이 가도 진정으로 나는

아무의 아내도 아무의 엄마도 될 수 없었지

 

양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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