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른 아침
맑은 공기 속에
싸락눈 쏟아지기 시작하자
동그마한 흙마당에
나보다도 더 작은
하나님들이
여기저기에서 들떠
왔다갔다하시네
살구나무들이
뿌리를 가지런히 하는 소리
싸락눈 제일 많이 쌓이는
그 그늘
모퉁이에서 들리네
장석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