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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할까
작성자 박예지 등록일 11.11.29 조회수 26

 

 고등학교를 간다는 게 실감이 정말 확확 와 닿는 날이 되겠다. 그리고 오늘 3학년은 나 혼자 뿐이다. 왜냐면 오늘은 실업계 고등학교 면접을 보는 날이라서 애들이 다 영동에 나갔다.

 그리고 동은 이는 완주에 있는 학교에 면접을 보러 갔다. 그래서 결국 나만 남았다. 저번 주부터 고민해왔다. 나 혼자 학교를 나가고, 아무 말도 없이 공부만 하고, 나 혼자 점심을 먹고, 보충을 듣고, 저녁을 먹고, 야자를 하고 집에 간다는 것까지. 아무리 생각해도 상상을 할 수 없었는데 비로소 느끼니까 알겠다. 얼마나 외롭고, 꼭 이렇게까지 해서 그 놈의 인문계를 가야 되나 별 이상하고 말도 안 되는 생각까지 들었다. 왜냐면 나는 아직 원서도 안냈기 때문에. 그저 고입 시험을 위해서 공부만 계속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 혼자 있는 거 너무 싫은데. 오늘은 정말 짜증만 연속으로 반복하고 있는 날이다.

 항상 우리 반에서 제일 일찍 와서 반겨주던 태 웅 이도 없고, 나를 뒤이어 허겁지겁 오던 애들도 없다. 그냥 내가 교실에 발을 디디고, 내가 교실 문을 닫으면 끝이었다. 텅텅 빈 책상은 널려있는데 그 중에 내 책상위에 가방이 올려 져 있고, 의자에 털썩 주저앉는 소리가 땅으로 꺼지는 듯 하 는 소리다. 그리고 선생님들과 1대 1로 수업을 했다. 나한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말씀들. '.....'. 그랬구나. 사회 시간에 자습. 음악 2시간 연속으로 자습. 뭐 점심시간이 되어도 배가 고프지도, 웃을 일도 없었다. 노래만 죽어라 들으니까 또 시간은 금방 간다.

 시간은 가는 게 변한 것은 또 없다. 기가시간도 자습. 도덕시간에는 선생님이랑 얘기를 했다. 역시나 고등학교 이야기. 과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내 정신에 문제가 있는 것일까? 아니면 주변 환경들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나? 생각하게 되었다. 절대로 나 혼자 그렇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분명 가족들만 그러진 않았을 거고. 아무튼 생각이 많아졌다. 이런 정신으로 또 무얼 한다고 하는 건지 정말 혈압이 오른다. 그래. 좋을 때는 다 지나갔다 했으니까. 이럴 거 예상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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