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to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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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예지 | 등록일 | 11.03.19 | 조회수 | 45 |
난 또 다시 어제로 돌아간다. 육상대회를 나갔다. 우리는 이번이 마지막인 것으로 아는데 아쉽다? 좋다? 감 잡을 수 없는 기분이다. 오전에 연습을 좀 한 뒤, 군민운동장으로 갔다. 나는 주제파악 못하고 400M을 나간다고 했다. 군민운동장 한 쪽에 서서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염치 있게 '기권!'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쓴 소리뿐이었다. 한참 운동장이 달궈질 때쯤 어느새 나는 400M 대기를 하고 있었다. 되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양 옆을 살펴봤다. 육상에서 유명하다는 애들 다 모였다. 외톨이가 되었다. 우리 반 애들 내 뒤에서 자기들끼리 어깨동무하고 있었다. 내가 '나 간다' 할 때도 쳐다보지도 않았다. 막막했다. 2번 레인으로 갔다. 총이 울렸다. 깜짝 놀랐다. 마구 달렸다. 그런데 다른 애들은 도착지점을 향해 있다. 난 그제 서야 커브를 돌았다. 옆에서 응원을 해줬다. 저 깃발이 향해 있는 곳으로 달렸다. 내 왼쪽 어깨에 새겨진 '상촌 중' 이름값 못해 창피했다. 내 양 옆에 있던 여자애들 다 내숭이었던 거다. 다리 근육 돋으면서 달리던 애들이 그랬다니 배신감이 밀려왔다. 어찌됐든 널 향해 뛰었지만 날 외면했었다. 푹 땅으로 꺼지듯이 앉던 내게 남는 건 쓰디쓴 기침 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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