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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이런 말씀은 제발……
작성자 박성은 등록일 11.05.27 조회수 20

아이들의 행복과 불행의 크기는 가정에서 먼저 결정된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말 한마디에 울고 웃는다. 가족은 가장 오래된 조직이며, 가정은 운명처럼 떠날 수 없는 곳이다. 아침에 책상에 와서 앉는 40명 아이들의 눈망울에는 40가정의 행복과 불행이 숨쉬고 있다.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져 본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좋아했던 사람과 미워했던 사람은 누구일까요?"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가족입니다. 그것도 부모님. 같은 공간에서 함께 부딪히며 살아왔기 때문에 사랑도 제일 크고 미움도 제일 크지요."

나의 자문자답에 아이들은 숙연해진다. 익숙한 일상이 되어 버린 가족에 대한 문제제기 앞에서 아이들의 심정은 착찹해진다. 아이들의 시각과 청각은 어른과 다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공감대 역시 아이는 어른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래서 아이들은 부모가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에도 크게 상처를 입는다. 때로는 단순한 행동조차 오해를 빚은 원인이 된다.

아이들의 육성 증언을 들어보자. 진심으로 한 말이 아닐지라도 아이들이 기절할 만큼 싫어하는 말은 어떤 것일까?

"공부도 열심히 안 하는데 대안학교에 가서 떨어져 있어라. 보기 싫다."

"공부도 못하는 게 매일 컴퓨터만 파느냐?'

"너는 인간부터 안 되겠다. 일찌감치 포기하고 아빠 회사에 나와서 바닥부터 쓸어라."

"너 그렇게 아이스크림 먹다가는 ○○○처럼 살찐다."

"엄마가 학교 다닐 때는 너처럼 이렇게 엉망은 아니었다. 집안 망신 다 시키는구나."

"이웃집 주영이를 봐라. 토플을 2등 했단다. 그런데 너는 뭐니?"

누구든지 아이들에게 한 번쯤은 했음직한 말이지 않은가. 문제는 아이들이 부모의 이런 험한 소리를 듣고 반성하거나 교훈을 얻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재영이는 늘 자신을 쥐어박고 욕을 하는 아빠를 지독히 미워한다. 그러면서도 재영이는 어린 동생 아영이에게 갖은 욕설을 하고 흥분하면 때리기까지 한다. 그럴 땐 영락없이 제 아빠의 모습이다. 재영이는 겉으로는 아빠를 싫어하고 미워하지만 속으로는 아빠의 그런 모습을 자신의 힘으로 내면화한 것이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부모의 험한 말은 아이가 마음속에 담고 부정적인 자아상을 키워 간다면 부모의 욕설은 부메랑이 되어 다시 되돌아오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비난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아빠를 닮고 싶지 않다' 는 아이들도 꽤 많이 늘어 간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인생의 교과서이다. 예쁜 말을 친절하게 주고받을 때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관계가 되지만 부적절한 비난과 욕설을 주고받을 때는 그렇게 미울 수 가 없는 것이다. 가족이란 그런 것이다. 부모가 매사에 자신의 언행을 거울에 비추듯 살펴보아야 한다. 아이와 똑같이 흥분하고 되받아치고 욕하고 손찌검을 하면 후회할 일밖에 없다. 참자. 또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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